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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워라밸 도전기]⑤ 그렇게 '서핑 덕후'가 된다

서핑 입문부터 서프 보드 제작 세미나까지

(서귀포=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18-08-17 16:04 송고
편집자주 노트북을 들고 제주 서귀포로 훌쩍 떠났다. 일주일간 '워라밸 스마트 오피스'가 있는 체이슨 더 리드를 숙소로 두고 오전엔 평소 출근하듯 일을 하고, 오후엔 서귀포 주변을 즐길 계획이다. 이번 취재는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작은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디지털 노마드’를 흉내내기 위해 태국 치앙마이도 여러차례 다녀왔다. 여건 상 해외에서 사는 건 여의치 않아 국내에서 실현해보고 싶은 갈증이 있었는데 체험 취재라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이번 취재에선 변덕스러운 제주의 날씨만 허락한다면, 미뤄온 서핑 배우기 부터 4.3 유적지 방문, 미술과 건축 기행에 도전할 생각이다. 짧지만, 일과 휴식을 함께 하는 '워라밸' 도전기를 시리즈에 걸쳐 소개한다.
서핑 입문자들에게 최적화된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사계 해변© News1 윤슬빈 기자
서핑 입문자들에게 최적화된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사계 해변© News1 윤슬빈 기자

새해 작성하는 버킷리스트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 '서핑'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서핑 입문자들의 성지인 강원도 양양을 가려고 마음만 먹고 미뤄온 게 벌써 3년이나 지났다.

'서귀포 일주일 살기'에서 해묵은 숙제를 풀기로 했다. 제주도 해변 가운데 서핑 입문자에게 최적화 된 해변이 서귀포시 산방산 부근 안덕면에 있는 '사계'다. 

이곳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서핑을 하는 이들은 물론 판 위에 세워진 돛에 바람을 받으며 파도를 타는 윈드 서핑족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서핑을 시작하기 전 보드 위에서 자세를 배우고 있는 입문자들의 모습© News1
서핑을 시작하기 전 보드 위에서 자세를 배우고 있는 입문자들의 모습© News1

수심이 1m이내로 파도가 잦지만 높지 않다. 보통 서핑 마니아들이 이용하는 바다는 파도를 타기 위해 수심은 5m까지 이동해야 한다. 

서핑은 처음부터 혼자할 순 없다. 사계 해변에서 입문자들을 교육하는 '서핑스쿨'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사계에서 운영하는 서핑스쿨은 단 두 곳으로, 북적함이 덜해 서핑에 집중하기 좋다.
 
교육은 서핑 자세보다 이론과 예절부터 알려준다. 서프 보드는 물고기를 빗대어 부르는 명칭이 있는데, 앞부분은 '코'라는 의미의 '노즈'(Nose) 뒷부분은 '꼬리'라는 뜻의 '테일'(Tail), 바깥 자리를 레일(Rails)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보드 아랫면 뒤쪽에 붙어 있는 핀은 물살을 가르는 용도로 보드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사계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서핑 입문자들© News1
사계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서핑 입문자들© News1

강사가 강조하는 예절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크게 알아야 하는 것이 두 가지다. 바다 안에서 보드를 가로로 두지 않아야 한다. 보드가 파도에 휩쓸리게 되면 앞으로 향하는 다른 서퍼들까지 해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가 서퍼가 파도를 잡는 위치인 라인업(Line up)을 중간에 끼어드는 행위인 '드롭'은 절대 안 된다. 혹시 다른 방향에서 타면 부딪히게 돼 있다. 

서핑 입문자들을 위해 자세 시범을 보이는 서핑 강사. 패들링(첫번째)과 테이크 오프(두, 세번째)© News1 

서핑을 탈 때 들어가는 기술도 단 두 가지다.

물론 균형이 받쳐줘야 모든 기술을 할 수 있다. 물에 들어가기 전 각자의 보드를 부여받은 후 모래 위에 깔려 있는 보드 위에서 자세 연습에 돌입한다. 정확한 자세가 되기까지 반복된다.

처음은 어렵겠지만 보드와 한 몸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드에 엎드릴 때 다리를 모으고 허벅지를 완전히 밀착시켜야 한다.

이후 파도를 기다릴 때 마치 배의 노를 젓듯 양 팔로 '패들링'을 한다. 그때 나에게 맞는 파도가 오면 패들링을 멈추고 가슴의 아래 쪽에 손을 높인 후 서는 자세인 '테이크 오프'(Take off) 기술이 들어간다.   

어느 정도 자세를 습득하면 전문 강사와 함께 바다로 뛰어 들어간다.

첫날엔 바닷물을 많이 먹을 각오를 하고 가는 것이 좋다. 모래 사장 위에선 잘했어도 막상 파도를 만나면 균형잡기가 쉽지 않다. 20번 정도는 물을 먹어야 보드에 올라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마음 가짐이다. 생각보다 서핑은 위험하지 않고 서퍼들의 80~90%는 수영을 못한다고 한다. 
  
서핑보드 제작하는 과정을 알려주는 세미나© News1
서핑보드 제작하는 과정을 알려주는 세미나© News1

서핑 애호가들에겐 바다 말고도 또 다른 목적지가 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커스텀 서프보드'를 제작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세미나가 있다.

서핑 1세대인 류창수 대표가 운영하는 보드 제작소인 아무르타이거에선 서핑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세미나를 운영한다.

서핑에 대한 관심에 더 나아가 깊숙이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생겨난 세미나다. 국내에서 서핑이 처음 시작된 2003년의 서퍼들 수와 비교해 현재 체감상 100배 가까이 늘었다. 
  
커스텀 서프 보드의 제작 과정© News1 
커스텀 서프 보드의 제작 과정© News1 

이곳에서 만드는 보드 종류는 9피트(275cm) 이상의 롱보드를 비롯해. 7피트(213cm) 크기를 펀, 6피트(182cm) 짜리를 숏이라고 부른다. 롱 보드는 부력이 강하고 균형잡기 쉬워 입문자 용이다. 우리나라 서퍼들의 80% 이상이 롱보드를 이용하며 20%는 숏 보드를 탄다. 서핑 문화가 활발한 외국의 경우는 이와 반대다.
 
세미나에서 볼 수 있는 공정 과정은 총 3가지다.

가장 먼저 의뢰자의 도안과 디자인을 토대로 그림을 그려 나간다. 이후 원자재인 스티로폼 또는 폴리우레탄의 모양을 완전한 보드 모양으로 만드는 '쉐이핑', 표면을 매끄럽게 합성수지를 바른 후, 마지막으로 연마기로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샌딩' 작업을 거친다. 작업은 보통 2주 정도 걸린다.

이곳에선 세미나뿐 아니라 제작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본인의 손으로 하고 싶다면 2~3달은 잡아야 한다. 

세미나에 참여하면 서프보드가 만들어진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News1 
세미나에 참여하면 서프보드가 만들어진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News1 

◇짧지만 굵게 서핑을 즐기려면

사계리에서의 시간을 하루 통째로 투자해 서핑과 서핑 세미나를 함께 즐기는 방법이 있다. 사계리 해안가에 있는 서핑 스쿨인 비고르(VIGOR) 서핑 스쿨에서 하루 코스를 이용하고, 날이 어둑해질 때쯤 인근에 있는 아무르타이거 제작소에서 세미나를 들으면 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관광공사 지원으로 디스커버 제주(www.discover-jeju.com)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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