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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집회'의 역설…좌도 우도 "태극기 싫어졌다"

10명 중 6명 "태극기집회로 태극기 인식 나빠져"
'태극기 게양' 시민에서도 부정적 변화 비율이 높아

(서울=뉴스1) 사건팀 | 2018-08-15 07:30 송고
 1945년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국가기록원 제공) © News1
 1945년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국가기록원 제공) © News1

태극기는 광복 후 4년이 지난 1949년 지금의 모습으로 정식 공포됐다. 처음으로 태극사괘가 그려진 기를 국기로 채택한 것은 그보다 앞선 1883년이다. 이미 그보다 훨씬 전인 고대 유적에서부터 태극 문양이 발견되는 만큼 태극 문양은 대한민국과 1000년 이상을 함께한 산 역사다.

일제 강점기 태극기는 독립투사들이 지닌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징표였고, 광복 이후에는 국가대표 스포츠팀 앞에 '태극전사' '태극부대' 등의 수식어로 따라붙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가로 60m·세로 40m의 대형 태극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뉴스1>은 광복절 73주년을 맞아 이달 8일부터 14일까지 253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들의 일상에서 태극기는 얼마나 가까운지를 들어보았다. 조사에는 남성 120명(47.4%)·여성 133명(52.6%)이 참여했다. 연령대별로는 10대 28명(11.1%)·20대 48명(19%)·30대 93명(36.8%)·40대 28명(11.1%)·50대 27명(10.7%)·60대 이상 29명(11.5%)이었다.

◇광복절에 태극기 '게양하겠다' 30% '게양 않겠다' 70%

국기 게양일인 광복절에 태극기를 걸겠다는 응답은 76명(30%)으로 걸지 않겠다는 답변 177명(70%)보다 적게 나타났다.2018.8.15/뉴스1 © News1
국기 게양일인 광복절에 태극기를 걸겠다는 응답은 76명(30%)으로 걸지 않겠다는 답변 177명(70%)보다 적게 나타났다.2018.8.15/뉴스1 © News1

먼저 태극기를 지근거리에 비치해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적었다. '태극기를 집 혹은 회사 등에 비치해 두셨거나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60명(63.2%)이 '아니오'로 답했다.

'국기 게양일이 언제인지를 정확히 알고 해당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이 '국기 게양일이 언제인지 알고 있지만 게양하지 않는다'(54.5%)고 응답했다. 뒤를 이은 답변은 '국기 게양일이 언제인지 정확히 알고 게양한다'(18.2%)였다. 두 응답을 합친 비율이 72.7%로 국기 게양일이 언제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비중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높았다.

하지만 국기 게양일인 광복절에 태극기를 걸겠다는 응답은 76명(30%)으로 걸지 않겠다는 답변 177명(70%)보다 훨씬 적었다. 대부분 광복절이 국기 게양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태극기를 게양할 계획은 없다는 뜻이다.

태극기집회 이후 태극기에 대한 인식 변화를 묻는 질문에 1번 그룹(위)과 2번 그룹(아래)의 응답. 1번 그룹보다 2번 그룹에서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2018.8.15/뉴스1© News1
태극기집회 이후 태극기에 대한 인식 변화를 묻는 질문에 1번 그룹(위)과 2번 그룹(아래)의 응답. 1번 그룹보다 2번 그룹에서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2018.8.15/뉴스1© News1

◇태극기 걸지 않는 그룹, 태극기집회 이후 더 부정적

태극기에 대한 인식이나 친밀도는 광복절에 태극기를 게양하겠다는 그룹(1번 그룹)과 게양하지 않겠다는 그룹 간(2번 그룹)에 확연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태극기를 보지 않고 그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완벽하게 그릴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번 그룹에서 50%, 2번 그룹에서 35.6%로 나타났다. '절반 이하로만 그릴 수 있다'는 응답은 1번 그룹에서 9.2%에 그친 반면 2번 그룹에서는 31.6%로 비율이 세 배 이상 뛰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이 자신들의 상징으로 '태극기'를 차용한 이른바 '태극기집회'가 등장한 것이 미친 영향은 그룹별로 차이를 보였다. 다만 두 그룹 모두 태극기집회 이후로 태극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태극기 게양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은 각각 태극기집회를 계기로 태극기에 대한 인식이 '매우 달라졌다'는 응답이 각각 11.8%와 14.7%였다. '달라졌다'는 응답은 23.7%와 40.1%로, '매우 달라졌다'와 합할 경우 각각 35.5%와 54.8%에 달했다. 광복절에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는 쪽이 태극기집회를 계기로 태극기에 대한 인식이 더 많이 달라졌다.

세부적으로 1번 그룹에서 태극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응답자 중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은 25%였고,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은 그보다 많은 36.7%였다. 2번 그룹은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이 4.6%,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답변은 68%로 더욱 격차가 컸다. 

결국 태극기집회로 상징되는 일부 보수 세력의 반(反)탄핵 시도는 '태극기 이미지'에 있어서만큼은 이념적인 성향 등을 불문하고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특히 평소 태극기 게양에 대한 적극적 성향을 보이는 1번 그룹에서조차 태극기집회 이후 태극기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이 질문에 답한 213명 중 태극기집회 이후 태극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은 불과 10.3%(22명)에 그친 반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대답은 59.2%(126명)에 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시민혁명운동본부 주최 태극기 혁명 국민대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2018.8.15/뉴스1© News1 유승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시민혁명운동본부 주최 태극기 혁명 국민대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2018.8.15/뉴스1©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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