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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첼레트, 유엔 신임 인권최고대표로 임명…만장일치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영광스럽다"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18-08-11 09:39 송고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임명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AFP=뉴스1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임명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AFP=뉴스1

유엔총회가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을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3개 유엔 회원국 전원이 그의 임명에 동의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8일 바첼레트 전 대통령을 차기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지명했다. 그리고 이날 유엔총회가 그의 지명을 승인함에 따라 그는 이달 말 퇴임하는 요르단 출신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대표의 후임을 맡아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권정책 등을 비판했던 자이드 대표는 이달 초 '미국·중국·러시아 등 강대국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바첼레트 신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임명된 것에 대해) 매우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영광스럽다"며 "이처럼 중요한 자리에 자신을 믿고 맡겨 준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총회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바첼레트 전 대통령이 인권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시기에 취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혐오와 불평등이 득세하고 있는 반면 국제적 인도주의와 인권에 대한 존중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민 사회를 위한 공간도 축소되고 있으며 언론의 자유는 계속 압박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도 앞서 바첼레트가 차기 유엔인권최고대표로 지명된 데 대해 "유엔은 그동안 이란과 북한, 콩고민주공화국 등의 인권위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바첼레트의 역할은 현 상황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유엔인권최고대표에 지명된 바첼레트는 과거 칠레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정권의 고문 피해자였다.

공군 장성이던 부친은 1973년 피노체트의 쿠데타 과정에서 고문을 당하다 옥사했고, 당시 의대생이었던 바첼레트 본인과 모친은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바첼레트는 1979년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정권의 정치탄압 때문에 의료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결국 정계에 입문했다.

바첼레트는 지난 2002년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칠레 국방장관을 맡은 데 이어, 2006년엔 첫 여성 대통령이 됐고,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뒤 올 3월 퇴임했다. 지난 2010~2013년까지는 양성평등과 여성권익 증진을 위한 유엔 여성기구 총재를 지내기도 했다.


yellowapo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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