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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규제개선 논의 '급물살'…가명정보 도입 앞당기나

정부 빅데이터 활용 위한 개인정보보호 규제 완화
연내 '가명정보' 활용 담은 개인정보법 개정 추진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18-08-10 07:40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카카오뱅크 부스를 찾아 모바일로 받는 대출 시연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8.7/뉴스1

중국 최대 결제서비스 알리페이에는 5억명의 스마트폰 결제정보가 매초 2000건씩 쌓인다. 알리페이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오프라인 시장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2억명의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남긴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숙박정보를 제공한다. 이런 데이터 활용능력은 에어비앤비가 창업 10년만에 기업가치 35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밑바탕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규제혁신 행보가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보호 규제완화로 향하는 이유는 이렇게 데이터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더이상 뒤처져선 안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관가에 따르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다음 규제혁신 행보로 '개인정보보호 규제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부는 개인정보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규제 개선 방안을 계속 논의해왔지만, 구체적인 정의와 보호방법, 활용범위 등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해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6월27일 2차 규제혁신점검회의에서 인터넷 전문은행과 개인정보 관련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준비가 미흡하단 이유로 회의가 돌연 취소된 바 있다. 결국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에 이어 더불어 문 대통령이 개인정보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법 개정 등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5일 행정안전위원회 국회 업무보고에서 개인정보와 관련한 법적 개념체계에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산업적 연구목적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명정보는 실명 대신 가명을 사용해 추가적인 정보없이는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것을 말한다.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정부는 가명정보와 통계·분석 형태의 익명정보를 구분하고, 기업들이 가명정보를 제품 개발이나 인공지능(AI) 학습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줄 방침이다.
 
앞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 해커톤을 통해 개인정보의 법적 개념체계를 개인정보, 가명정보, 익명정보로 구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역시 지난 5월 가명정보 입법화를 특별권고사항으로 지목했다. 그동안 개인정보 활용 확대에 찬성해 온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뿐만 아니라 이같은 법 개정 방안에 미온적인 반응이었던 더불어민주당도 최근 문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강조하자 태도를 바꿔 여야 3당이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유럽연합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에서도 가명정보를 연구목적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해 합법적으로 데이터를 유통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며 "국내에서도 기업이 가명정보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데이터의 산업적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시민단체가 여전히 반대를 굽히지 않다는 점이 법 개정 추진에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연맹과 참여연대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청와대는 진정 개인정보를 보호할 의지가 있는가’란 제목의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완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