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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정훈 강동구청장 "생산·복지 선순환으로 진정한 '강남4구' 진입"

"개발이익 복지에 재투자해 지역 내 격차 해소할 것"
"중고교 무상교복, 넷째 아이 저출산수당 최초 도입"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2018-08-08 08:00 송고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동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8.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동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8.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더 만만치 않을 구청장이 왔다. 서울 강동구는 이해식(전 구청장)이라는 지방자치 스타를 배출한 곳이다. 그래서 '포스트 이해식'에 쏠리는 관심도 컸다. 

재선 구의원, 3선 시의원을 지낸 현역 시의회 의장,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전 부구청장 등 십여년 연상의 베테랑 경쟁자들을 제치고 여당 공천을 거머쥐더니 본선에서는 야당 후보를 2배 이상의 득표율 차이로 눌렀다. 그 누구의 포스트로 머무르지 않을 것으로 기대를 받는 이정훈 강동구청장의 등장이다.
이력도 평범하지 않다. 대학 시절엔 학생운동을 '세게' 해 투옥 경험도 있다. 졸업 후엔 당시 촉망받던 증권업계에 진출했지만 IMF라는 복병에게 '노동'의 현실을 새삼 배웠다. 불혹을 앞두고 처음 도전한 선거에서 쓴맛도 봤지만 재도전 끝에 입성한 시의회에서는 어떤 강력한 집단이라도 타협하지 않았다. 이 여정을 관통하는 가치는 '사람'과 '약자'가 먼저인 삶이었다.

7일 큰 원탁이 놓인 강동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만난 이정훈 구청장이 강조한 키워드는 '생산과 복지의 선순환'이다. 대규모 개발을 앞둔 강동구에서 발생할 개발이익을 어려운 이웃에 재투자해 지역내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추구했던 그간의 철학과 일치한다. 강동구 직속의 노동권익센터 설치도 궤를 같이 한다.

시의회 교육위원회 출신답게 교육복지에도 관심이 많다. 무상교복과 저출산수당이 야심작이다.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 도입 추진하는 무상교복은 고등학교부터 시작해 중학교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저출산수당은 넷째 아이를 낳으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달 2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실행되면 전국 처음이다. 이 구청장은 "출산부터 보육, 교육, 취업까지 책임져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강동구가 선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성장도 중시한다. 그래서 '선순환'을 강조하며 진정한 '강남4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구청장은 "땅값이 올라 국토교통부가 분류하는 강남4구는 됐지만 강남3구보다 여러 여건에서 뒤처진다"며 "자족도시의 면모를 갖추는 2022년, 제 임기 4년차쯤이면 강남4구로 불려도 손색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실상 본선이었던 당 후보 경선에서 현역 시의회 의장, 부구청장 출신 등 강력한 경쟁상대를 누르고 당선에 이르렀다.
▶준비된 경선이었다. 이른 시간부터 체계적으로, 간절하게 준비했다. 강동구민들이 ‘포스트 이해식(전 구청장)’을 기대했는데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평가해주신 듯하다. 큰 오점을 남기지 않은 8년 시의원 의정활동도 플러스 요인이 된 걸로 본다. 훌륭하신 분들과 경쟁했는데 조만간 직접 뵙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 일부서는 경선 후유증을 걱정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상향식 공천이 정착된 정당이다. 경쟁 후보들이 제시하셨던 좋은 정책을 많이 담아내려고 한다.    

-10년간 재임한 이해식 전 구청장과 동질성, 차별성이 있다면.
▶이해식 구청장 취임 전까지 강동은 보수적인 지역이었다. 이 구청장 이후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늘어났다. 추진했던 여러 정책이 반향이 컸다. ‘사람이 아름다운 강동’을 기치로 모든 정책의 중심에 '사람'을 세웠다. 사회적 약자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권리 신장에 큰 공을 세웠다. 이 구청장은 10년 동안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했던 강동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대형 프로젝트의 밑그림을 그렸다.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강동일반산업단지, 지하철 연장 등인데 아직 결실은 맺지 못 했다. 이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게 제 할 일이다. 산업단지에 많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활기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 천호대로변 상업지역이 정체상태인데 과감한 복합개발을 위한 투자기업을 유치하겠다. 이 구청장이 복지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저는 개발이익이 복지에 투자되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이뤄내겠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동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8.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동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8.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요즘은 강동구가 ‘강남4구’로 불리는데 느낌이 어떤가.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웃음) 하지만 너무 부끄럽다. 강남3구보다 재정, 교육복지, 문화인프라 등 여러 여건이 아직 부족하다. 아직도 강동 청년들은 아르바이트하려면 강남구에 가야한다. 땅값이 올라 국토교통부가 분류하는 강남4구는 됐지만 할 일이 많다. 강동구민들이 더불어 행복해질 때, 개발이익이 지역에 투자되는 선순환으로 격차가 해소될 때 진정한 강남4구가 될 것이다. 일련의 대형 프로젝트가 어느정도 가시화돼 자족도시의 면모를 갖추는 2022년, 제 임기 4년차쯤이면 강남4구로 불려도 손색이 없도록 차질없이 계획을 이행하겠다.    

-교육환경 개선 투자가 핵심공약 중 하나였다.
▶시작은 행복한, 즐거운 학교다. 아이들의 학창시절이 행복할 때, 학교가 즐거울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진다.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생각하고, 신뢰와 나눔을 배우고, 더불어 행복한 가치를 만들 때 진정 행복한 도시가 된다. 우리 엄마들이 만족하는 교육복지를 이루고 싶다. 권역내 학교별로 교육환경을 맞춤형으로 개선하고, 특히 천호·암사·성내동 교육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박탈감을 느끼지 못 하도록 하겠다. 그 출발점이 무상교복이다. 내년 고등학교부터 실시하고 재원을 확보하는 대로 중학교까지 확대하겠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저출산기금을 조성해 4자녀 이상 가구(155가구 추산)는 넷째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달 20만원씩 저출산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아동수당(10만원)보다 많고 전국적으로 최초 시도다. 이밖에 지역아동센터를 확충하고 각 동마다 공동육아 공간등을 마련하겠다. 출산부터 보육, 교육, 취업까지 책임져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강동구가 선도하겠다.     

-강동구 직속 노동권익센터를 운영할 계획인데 서울시 산하 센터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노동이라는 화두는 제가 삶과도 뗄 수 없다. 서울시가 노동권익센터, 노동복지센터를 운영하지만 노동자들이 그보다 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강동 노동권익센터는 노동인권, 일자리, 자영업자, 소상공인 보호 기능 등을 망라한 기구가 될 것이다. 단순한 법률상담, 교육홍보에 그치지 않고 고용, 일자리 확대까지 아우르는 노동복지의 종합선물세트로 봐도 좋다. 구민들이 굳이 노동청에 가지않아도 노동복지 요구를 채울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 연내 조례를 제정해 내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강동의 교통복지를 향상시킬 지하철 9호선 4단계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는데 서울세종고속도로 병행은 문제가 없는지. 
▶고속도로-지하철 동시 시공이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이미 입증됐다. (서울세종고속도로와 9호선 4단계가 일부 구간이 겹쳐 지역 숙원인 지하철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이미 착공해 9호선 4단계보다 먼저 개통할 예정이다. 4단계 사업은 서울시가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발주했고 내년 기본·실시설계에 들어간다. 2020년 초 착공해서 2026년 하반기 개통 목표다. 계획이 늦어지지 않도록 꼼꼼히 준비하겠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생기면 서울에서 세종을 70분이면 주파할 수 있다. 9호선 4단계까지 개통하면 강동은 명실상부한 동남권 교통요지가 된다. 강동의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54만 인구(2022년 전망)에 걸맞는 일급도시로 태어나게 된다. 

-이케아의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입주는 이상 없는지.
▶이케아는 단순한 가구업체가 아니고 유통, 컨벤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기업이다. 토지를 매입해서 들어오려고 했는데 지가 상승 때문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을 택했다. 고덕상업업무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는 2020년쯤이면 무리없이 입주할 수 있다.    

-강동구가 급격히 개발되면서 구도심인 천호.암사가 상대적으로 더 낙후될 수도 있다.
▶‘더불어 행복한 강동’을 구정목표로 삼은 이유다. 강동에도 지역 간 격차가 있다. 특히 사회적 약자가 많은 천호·암사 주민을 어떻게 보호하느냐는 제 책무다. 암사동은 재건축·재개발이 진행되는 곳도 있지만 어려운 이웃이 많다. 재정비 촉진사업이 진행 중인 천호동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동 개발이익이 이 지역에 재투자되도록 하겠다. 지역주민에게 필요한 복지관, 청소년시설, 지역아동센터, 구립도서관 등 공공시설도 우선 건립하겠다.      

-그런 어려운 이웃이 많은 지역의 삶을 개선하겠다며 박원순 시장이 삼양동에서 옥탑방 생활을 시작했는데 논란이 따른다.
▶박원순 시장의 진정성을 믿는다. 3선 시장이 되면서 사회적 약자를 더욱 더 배려하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사실 박 시장이 선거 때 강동구에 제일 먼저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어기고 강북구에 먼저 갔다.(웃음) 강동구에 온다면 천호3동으로 모시겠다. 이삿짐차가 들어갈 수 없어 짐을 메고 30m는 걸어가야 하는 동네도 있다. 이 지역 환경을 개선하려면 시의 협조가 절실하다.      

-구정의 밑거름이 될 서울시의원 8년 동안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은.
▶8대 시의회 교통위원회에서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을 개선한 게 기억에 남는다. 당시 메트로는 재향군인회와 37년간 청소용역 독점수의계약을 맺었다. 청소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엄청난 반발이 있었지만 끝까지 문제제기해 계약 해지를 이끌었다. (이후 서울메트로의 자회사 서울메트로그린환경(현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이 설립돼 청소노동자들을 정규직화했다.) 3회 연속 시정질문으로 서울시 66개 국·실·본부, 산하 공기업까지 계약행태를 집중분석해 수의계약 횟수를 제한시켰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의 원성이 컸다.(웃음) 교육위원회에서는 빈 교실을 활용한 ‘스크린 체육’을 도입했다. 전국 최초로 스크린사격장을 만들어 학교체육에 접목했다. 지금 공릉중, 명일중 등 4개교에 설치했는데 만족도가 높다. 운동장, 체육관 등 학교시설의 주민 개방도 교육청 등의 반대가 컸지만 실현시켰다. 모두 관행을 깨는 도전이었다.

-그런 활동의 바탕에 청년시절 학생운동가, 증권맨 경험도 포함되나.
▶대학 시절 학생운동은 노동에 눈을 뜨게 했고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원천이다. 학생운동 선배 한 분은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연탄가스를 마시고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이런 기억이 항상 일하는 사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초심을 돌아보게 만든다. 졸업 후 증권회사 생활도 실물경제 경험과 사고 폭을 넓혀줬다. IMF구제금융사태 후 구조조정에 휘말리면서 노동자의 현실을 몸으로 느꼈다. 4차례에 걸친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도 시 행정을 파악하는 전문성을 키운 계기였다. 이런 이력이 결과적으로 구청장 직무에 큰 도움을 준다. 저는 한 군데 오래 머무르는 걸 싫어한다. 항상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고 도전적으로 시도한다. 정치로 권력을 누리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라면 고단함도 즐길 수 있는 인간형이다.

-민선7기를 마무리할 즈음 어떤 평가를 받고싶나.
▶강동의 미래를 확 바꾼 구청장, 강동의 100년을 설계한 구청장,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산 따뜻한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정훈 강동구청장 프로필
▲1967년생 ▲서강대 졸 ▲민주당 강동갑 사무국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교육특보 ▲제8,9대 서울시의원 ▲민선7기 강동구청장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동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8.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동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8.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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