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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 설치 법안 또 발의…면세점업계 '시큰둥' 왜?

입국장 면세점 도입·면세품 보관장소 설치 조항 신설
면세점업계 "임대료 부담만 커져…입국장 인도장이면 충분"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8-08-10 07:00 송고 | 2018-08-10 09:27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법안이 또다시 발의됐다. 이번이 7번째로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장 반대해 왔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이 최근 '오너가 갑질' 논란 등에 휩싸이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작 면세점 업체들도 입국장 면세점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면세점보다는 출국할 때 샀던 면세품을 찾을 수 있는 '입국장 인도장'이면 충분하다는 반응이다. 

시내 면세점이 늘어났고 출국장 면세점까지 있는 상황에서 입국장 면세점이 허용되더라도 재미를 보기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려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지급해야 할 임대료 부담만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그동안 항공사들은 입국장 면세점이 허용되면 기내면세점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반대해 왔다. 

◇이태규 의원 관세법 개정안 대표발의…'6전7기' 성공할까

10일 관련 업계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 또는 면세품 보관 장소를 설치하는 규정을 담은 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해 입국 여행객들에게도 면세품(내국물품·외국물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태규 의원실 측은 "2001년 인천공항이 문을 연 이후 (입국장)면세점을 설치하자는 국민의 요구가 이어졌지만 현실화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국내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해외에서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 왔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 이듬해부터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대형 항공사와 관세청,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에 부딪혀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번번이 무산됐다.

관세청은 해외반출을 전제로 세금을 면제해 준 것인데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면 '소비자 과세 원칙'에 어긋나고 밀수 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구역에서 여행객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 News1

◇면세점업계 "시내면세점으로 충분, 높은 임대료 우려"

정작 면세사업자들도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경쟁이 심화되고 인천공항공사에 지급해야 할 임대료 부담만 늘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입국장 면세점은 '국토교통부&인천공항공사 vs 관세청&대형항공사'의 대결 구도 이기 때문에 면세점 사업자와 이해 관계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은 생겨도 좋고 안 생겨도 그만이어서 중립적인 입장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면세점 다른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생겨나도 면적이 좁아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도입 취지로 여행객들의 편의를 내세우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임대료를 더 받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 발생한 면세품 인도장 대란이 항공기 지연사태로까지 이어지자 관세청과 기획재정부도 입국장 면세점의 설치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공사와 관세청은 명절과 휴가시즌이면 반복적으로 인도장 대란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관세청은 시내 면세점 부정 선정 의혹에 휩싸이기도 해 반대 의견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특히 기내면세점 매출 감소를 이유로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해 대형항공사들도 최근 잇따라 '오너가 갑질' 논란 등에 휩싸이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점이 변수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출국장 면세점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또 대형 항공사들과 관세청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입국장 면세점이 재추진되는 것"이라며 "시기가 절묘한 만큼 이번엔 정말 통과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세계 1위인 인천국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없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번에도 양대 항공사에서 입국면세점 설치 반대에 엄청난 로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고 귀띔했다.

◇인천공항 '인도장 대란' 해법 놓고 인천공사-면세점 '동상이몽'

다만 면세사업자들은 입국장 면세점보다는 출국장 인도장에서 발생하는 혼잡을 개선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입국장 인도장'을 희망하고 있다. 내국인 여행객 경우 시내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장 인도장에서 받을 수 있게 되면 편의도 높이면서 인도장 혼잡 상황 역시 줄어들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에 최근 발의된 관세법 개정안에서 '입국장 면세점이 없을 경우 출국 시 구입한 면세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라는 조항을 두고 '입국장 인도장'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이태규 의원실 측은 개정법안에서 언급한 '보관 장소'는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에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그었다. 의원실 한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출국장 면세점 매출이 감소할 수 있는 점과 인천공항에는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되지만 김해공항에는 수익성 조사 결과에 따라 면세점 설치가 무산되는 경우 등에 형평성을 맞추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의 도입을 염두에 두고 T1 1층 수하물 수취지역 380㎡와 T2 1층 수하물 수취지역 326㎡를 비워두고 있다. 향수·화장품·주류·담배 등을 취급하고 운영은 중소중견 면세사업자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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