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홍콩 살인적인 집값으로 ‘맥도날드 난민’ 6배 급증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8-07 14:27 송고 | 2018-08-07 14:56 최종수정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홍콩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생활비가 급증하자 맥도날드에서 노숙하는 이른바 ‘맥도날드 난민(McRefugee)’이 최근 5년 새 6배로 증가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홍콩의 노숙자들은 24시간 영업을 하는 맥도날드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찌는 듯한 더위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맥도날드 매장에서 하룻밤이라도 잔 사람은 모두 334명이었다. 이는 5년 전인 2013년의 57명에서 6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홍콩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은 모두 110개이며, 이중 84개 매장에서 맥도날드 난민이 목격됐다. 맥도날드 매장 중 천완 매장이 30명으로 가장 많았다. 

놀랍게도 이들은 완전한 의미의 노숙자가 아니다. 맥도날드 난민 중 57%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또 71%는 집이 있다.
그럼에도 ‘맥도날드 난민’을 자처하는 것은 냉방비를 줄임으로써 전기세를 아낄 수 있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으며, 편안하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로는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거처를 구할 때까지 임시로 머문다는 대답도 있었다. 

맥도날드 난민이 급증한 이유는 집값 폭등으로 좋은 환경의 집을 얻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이다. 유리창 하나도 없는 집이거나 냉방이 잘 안될 경우, 차라리 맥도날드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이 낫다.

홍콩은 1997년 반환 이후 중국인들이 홍콩에 대거 유입되면서 집값이 더욱 상승했다. 홍콩의 아파트 가격은 평(3.3㎡)당 1억 원을 넘어설 정도다.

이에 따라 홍콩 주민들은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 임대주택으로 몰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3월말 현재 27만 명이 공공 임대주택에 주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대기 시간은 무려 5년1개월이라고 SCMP는 전했다.


sinopark@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