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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스팸' 뒤쫓는 '리챔' "추격 쉽지 않네"…마케팅도 제동

리챔, 스팸 연상되는 광고 문구로 '권고' 결정 받아
'저(低)나트륨' 강조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 '총력'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2018-08-08 07:00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국내 고급 캔햄시장에서 CJ제일제당 '스팸'의 독주체계가 굳어지고 있다. 동원F&B '리챔'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추격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리챔' 광고에 대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타사 제품의 광고 문구를 부정적으로 활용했다는 이유에서다. 동원F&B의 마케팅에도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스팸의 질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심위, 리챔 '따끈한 밥에' 문구 활용 광고에 '권고' 결정

8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동원F&B의 캔햄 브랜드 '리챔'의 광고문구가 경쟁 제품을 비방할 소지가 있다며 해당 광고에 대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방송심의소위는 타사 제품의 광고 문구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부정적으로 활용해 해당 제품을 비방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심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광고는 '따끈한 밥에'라는 멘트와 화면을 보여준 뒤 '짜, 짜, 짜, 짜'라는 멘트와 '그거 너무 짜', '짜게 먹지마 이거 먹어 리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과거 CJ제일제당은 '따끈한 밥에 스팸 한조각'이라는 TV 광고를 방영했었다. 

방송심의소위는 이 광고가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제16조(비교광고의 기준)제5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방송 광고에서 우위 또는 특성을 비교 주장함에 있어 비록 그 내용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을 비방 또는 중상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방송심의소위는 "해당 문구가 비방의 소지는 있으나 법정제재에 이를 정도의 표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짜다는 표현이 '기존 자사 제품 기준'이라는 자막을 함께 사용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출석위원 전원합의로 법적 강제성이 없는 행정지도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동원F&B 측은 "'짜지 않은 리챔'이라는 콘셉트는 출시 이후부터 계속된 것으로 온에어(방영) 전 심사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며 "방송사와 해당 광고 교체를 협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자료사진. 2018.3.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자료사진. 2018.3.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스팸과 리챔 점점 벌어지는 격차에…공격적 마케팅

업계에서는 이처럼 동원F&B가 다소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 1위 '스팸'을 따라잡으려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고급 캔햄 시장에서 스팸의 시장점유율(링크아즈텍 기준)은 2014년 42%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51%로 절반을 넘겼다. 올해 6월 현재 스팸의 점유율은 54%이다. 이에 반해 시장점유율 2위인 리챔은 2014년 20%에서 조금씩 하락해 지난해 18%를 기록했다. 6월말 현재 기준으로는 17%까지 밀렸다. 

리챔은 2016년부터 배우 조정석을 내세워 '짜지 않은 햄'이라는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짠맛말고 리챔먹자'라는 '저(低) 나트륨' 캠페인으로 건강한 햄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리챔은 2003년 출시 이래 연 매출 15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캔햄이 '선물세트'로 각광받는 명절 시즌에만 스팸은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그 벽을 쉽사리 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 캔햄 시장에서 고기 함량을 높이고 나트륨 함량을 낮춰 '웰빙'을 강조하는 제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저나트륨' 햄으로서 독보적이었으나 이제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고급 캔햄 제품으로는 대상 청정원의 '우리팜 델리', SCP삼립의 '그릭슈바인 정통 독일식 프리미엄햄', 목우촌 '뚝심', 롯데푸드 '로스팜 엔네이처', 사조 '안심팜' 등 약 10개 브랜드가 프리미엄 캔햄을 표방하며 경쟁 중이다.

소비자들이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결국 '짠 맛'에 길들여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스팸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100g에 1100㎎인 반면, 리챔은 100g에 670㎎로 그 차이가 크다. 하락세를 그리던 스팸의 시장점유율이 다시 올라간 것도 처음에는 짜지 않는 햄을 찾던 사람들이 회귀한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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