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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 반값에 제공한다"

[인터뷰]김종철 에어프레미아 대표
"외항사 잠식 중·장거리 시장 공략…고객 선택지 넓힌다"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18-07-30 12:00 송고 | 2018-07-30 13:25 최종수정
김종철 에어프레미아 대표가 서울 중구 위워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김종철 에어프레미아 대표가 서울 중구 위워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하와이를 가는데 기존 대한항공 비즈니스 클래스 절반 가격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고객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신개념 항공사의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종철 에어프레미아(Air Premia) 대표가 내놓은 답이다. 30일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중·장거리 노선에서 대형사 비즈니스 클래스에 준하는 서비스를 반값에 제공하면 수요확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2020년 운항을 목표로 하는 에어프레미아는 대형항공사(FSC) 고급 서비스와 저비용항공사(LCC) 가격 전략을 결합한 신개념 항공 서비스(하이브리드 서비스 캐리어·HSC) 제공을 사업전략으로 삼았다.

김 대표는 최근 여행 수요와 글로벌 업계 현황을 고려할 때 국내에 새로운 개념의 항공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부합하는 모델이 에어프레미아라는 것이다.

성공을 자신하는 배경은 뭘까.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둔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중장거리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중·장거리 구간은 장시간 운항에 따른 피로도 때문에 편안한 좌석과 서비스가 필요한데 국내 대형사의 비즈니스 클래스로는 고객 니즈를 맞추기 힘들다는 점이다. 가격 자체가 고가인데다 취항지도 다양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이같은 한계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회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중·장거리 노선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외국계 항공사(외항사)의 중·장거리 노선 시장 점유율은 2011년 30.7%에서 지난해 38%까지 증가했다. 반면 중·장거리 노선에서 우리나라 국적사들의 성장률은 외항사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항공동맹에 속한 국내 양대 국적사들은 해외 중·장거리 노선을 해당 지역 허브공항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외항사들은 현지 내륙 곳곳까지 운항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편의를 위해 이들 업체를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외항사로 옮겨가는 고객들 니즈에서 사업전략을 찾았다. 대형 국적사가 운항하지 않는 차별화된 노선을 중심으로 편안한 좌석·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넓은 좌석을 싼값에 제공하면 외항사에 뺏겼던 수요를 다시 되찾아올 수 있어 국내 항공사들과 '윈-윈'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운영 효율 극대화를 위해 항공기 기종은 B787-9, A330-NEO 중 하나를 선택해 통일한다. 좌석 형태도 프리미엄 이코노미 및 이코노미 두 가지만 운영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좌석은 42인치(107㎝), 이코노미석은 35인치(89㎝)다. 프리미엄의 경우 기존 대형 항공사 비즈니스석과 유사하지만 가격은 50% 수준이다. 이코노미석은 대형 항공사보다 8~11㎝ 넓은 반면 가격은 80~90% 수준이다.

김종철 에어프레미아 대표가 서울 중구 위워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김종철 에어프레미아 대표가 서울 중구 위워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타깃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와 중소기업 임원 등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수요층이다. 가치에 좀 더 중점을 두는 젊은 층도 포함된다.

취항 노선은 양대 대형 항공사가 직항으로 연결하지 못한 곳을 발굴한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취항을 시작으로 미주, 북유럽 신규 노선 개척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미주 서부지역의 경우 실리콘밸리 인근 산호세 공항을 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미국 허브 공항인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매우 붐비는데 1~2시간 거리에 오클랜드 공항이 있고 조금 더 남쪽으로 가면 산호세 공항이 있다. 대체 공항으로 적합하다는 의미로 현지 항공사와의 제휴도 적극 추진한다.

이 경우 산호세 공항을 거쳐 미국 내 다른 노선과의 연결성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미주를 관통하는 노선 연결성이 확대되면 국내 LCC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실리콘밸리 인근 산호세공항을 가려면 반드시 일본을 거쳐야 한다. 산호세공항과 직항으로 연결된 곳은 일본이 유일해서다. 에어프레미아가 산호세공항 취항을 시작하면 일본을 거칠 필요가 없어진다.

실리콘밸리의 경우 사업목적 방문의 중국 고객이 많은데 국적 LCC 들이 동남아 및 중국 고객을 인천공항으로 데리고 오면 에어프레미아가 바로 산호세공항으로 싣고 갈 수 있다. 국적 LCC와 에어프레미아의 시너지 효과로 인천 공항을 경유하는 환승 수요가 자연스레 늘어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인바운드 수요가 늘어나면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당면한 과제는 국토부의 면허심사 문턱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7월 법인 설립을 마쳤으며 다음 달 국토부에 운송 면허를 신청할 계획이다. 항공사업자 진입 요건 강화에 따라 현재는 자본금 300억원과 항공기 5대 확보를 위한 세부 작업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에어프레미아의 자금 확보 목표는 약 800억~1000억원 규모인데 투자 유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 출신인 김 대표는 2009년 제주항공 대표이사를 거치면서 단일기재 운용전략으로 1년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낸 전례가 있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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