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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문석진 서대문구청장 "홍제 '언더그라운드시티'로 미래공간 개척"

""민주의 전당' 조성해 독립문 역사문화벨트 완성"
"최저임금 논란 본질은 재벌의 자영업자 수탈구조"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2018-07-26 08:00 송고 | 2018-07-26 08:55 최종수정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인터뷰. 2018.7.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인터뷰. 2018.7.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키다리 아저씨.'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의 애칭이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소설 '키다리 아저씨'에 나오는 '미스터 스미스' 처럼 어려운 이웃을 물심양면 도와 구민들에게 '그 키 큰 아저씨', '키컸던 고마운 양반'으로 불리면서부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인데도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에 초청돼 '동 복지허브사업' 우수사례 발표를 했을 정도로 문 구청장은 복지정책 추진력이 강하다. 민선6기에는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장으로서 지방분권 전도사로 활약했다. 이제 6.13지방선거에서 3연임을 이뤄 사실상 마지막 임기인 민선7기를 맞은 그의 목표는 뭘까.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25일 구청장 집무실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강조한 민선7기의 키워드는 '서대문의 미래공간'이다. 서대문구민의 삶을 변화시킬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문 구청장은 요즘 홍제역 '언더그라운드시티' 개발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홍제역에서 인왕시장길에 이르는 260m 길이의 지하공간에 ‘언더그라운드시티’를 개발해 구민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지하광장을 만드는 구상이다. 광장 밑에는 1000대 정도가 들어가는 환승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대문은 독립운동의 상징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있어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의미가 더욱 깊은 곳이다. 앞으로 이곳이 역사문화벨트로 확장된다. 서대문구의회 부지에 짓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 이어 해방 이후 민주주의의 발전상을 상징하는 '민주의 전당'(가칭)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 구청장은 "민주의 공간’은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성취를 상징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서대문구가 기꺼이 부지를 제공할 테니 정부가 뜻 깊은 의미로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경영학을 전공하고 회계사로 활약했던 경영전문가이기도 하다. 최근 불붙은 소상공인의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는 "본질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재벌·대기업이 자영업자를 수탈하는 종속구조"라며 "특히 편의점주가 이익을 제대로 얻을 수 없는 구조를 놔두고 (야당 등이) 최저임금 탓만 하고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30대 나이로 1991년 부활한 지방선거에서 구의원에 출마한 이후 7번째 선거만에 3선 구청장이 됐다.
▶이번 선거 당선으로 7전 4승3패가 돼 승률 5할을 넘었다.(웃음) 이번은 처음부터 떨어진다는 생각을 안 해봤다. 일곱 번 치른 중 가장 자신감을 느낀 선거였다. 민선 5,6기를 거치면서 구민들이 뭘 원하시는지 잘 알고있다. 어떤 문제제기에도 나름의 답을 드릴 준비가 돼있었다.     

-민선5기는 복지, 민선6기는 지방분권에 집중했는데 민선7기의 키워드는.
▶민선7기에는 서대문구의 미래공간을 만들고 싶다. 보통 다른 구청장들은 초선 때 재개발, 도시재생부터 시작하는데 저는 거꾸로다.(웃음) 민선 3, 4기 서대문구는 부패가 심각했다. 복지를 하려면 청렴이 바탕이 돼야 한다. 민선 5기 첫 1년은 청렴시스템 구축에 매달렸다. 2년차부터 복지시스템을 만들고 행정을 가동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모델이 된 ‘동복지허브’ 사업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런데 미래로 나가려면 지방분권이 절실하다. 세계경제포럼 평가 국가경쟁력 1위가 스위스다. 지방분권이 가장 잘 된 나라라서 그렇다. 지방분권이 발달하면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갈등 해결이 쉽다. 민선6기에 지방분권 발전에 집중한 이유다(문석진 구청장은 민선6기 때 서울구청장협의회 회장도 지내며 지방분권 개헌운동에 앞장섰다). 이제 민선7기는 마무리를 해야할 시기다. 서대문구에 미래를 펼칠 수 있는 공간, 비전을 심고 떠나고 싶다. 홍제역세권 개발 등 6대 권역 공간화 전략이 그것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인터뷰. 2018.7.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인터뷰. 2018.7.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6대 권역 공간화 전략 중 대표적인 게 ‘홍제역 언더그라운드시티’인데.
▶홍제역세권을 좀더 도시답게 만들겠다. 홍제역은 서대문구에서 신촌 다음으로 상업지역이 많다. 순수한 서대문구민 유동인구는 가장 많다. 그런데 제대로 된 쉼터도, 공개공지도 없다. 그래서 홍제역에서 인왕시장길에 이르는 260m 길이의 지하공간에 ‘언더그라운드시티’를 개발해 거대한 지하광장을 만들겠다. 광장 밑에는 1000대 정도가 들어가는 환승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희동, 홍은동, 홍제동 주민들이 이곳에 주차하고 지하철, 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마트, 시장 등에서 소비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약 4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민선 7기 4년 내에 완공되도록 노력하겠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옆에 ‘민주의 전당’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무엇인가.
▶독립문에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건립 예정인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 ‘민주의 전당’을 더해 이 일대를 역사문화벨트로 만들겠다. 독립운동, 민주공화정, 민주주의 발전에 이르는 우리 근현대사를 상징하게 될 것이다. 이 역사문화벨트는 통일로와 연결돼 평화통일의 의미까지 담고 안산자락길로도 이어진다. 임정기념관 부지 옆 현저동 2구역을 ‘민주의 전당’ 부지로 생각 중이다. 이 구역은 현재 주거환경개선단지로 지정됐는데 조합원끼리 갈등이 심해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 2020년이면 지정 연한이 끝나 사업이 해지된다. 지금 이 지역에는 주차장 부지도 필요하다. 왜냐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려면 지금 공원 주차장 부지에 있던 형무소공장을 복원해야 한다. 1년에 60만명 이상이 찾아오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주차공간이 없으면 큰일이다. 그래서 임정기념관 옆 일부는 주차장, 나머지는 ‘민주의 전당’을 조성하려 한다. ‘민주의 공간’은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성취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서대문구가 땅을 제공할 테니 정부가 뜻 깊은 의미로 조성해줬으면 한다.   

-서대문의 대표명소인 안산 자락길이 북한산 자락길과 홍제천과 이어지고 테마거리도 생긴다던데.
▶북한산 자락길 4.5km에 홍체천 변 구간 1.5km, 안산자락길 7.0km를 이으면 총 4시간가량 걸리는 테마거리 코스를 개발할 수 있다. 이 경로는 옥천암, 봉원사 등 문화자원도 풍부하다. 연세로부터 신촌역 광장을 잇는 바람산 일대에는 문화일번지를 조성하고 벚꽃축제, 물총축제, 독립민주축제, 크리스마스거리축제 등 4대 축제를 브랜드화할 것이다.    

-청년창업과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신촌기차역 앞 신촌박스퀘어는 어떻게 진행 중인지.
▶신촌박스퀘어에는 총 65개 공간이 있는데 입주할 청년창업가 19명을 선정했다. 액세서리. 수제맥주 등 업종도 다양하다. 이 인근에서 영업하던 거리상인(노점상) 중 입주를 거부하는 분도 있지만 현재 44곳 중 23곳이 입주하기로 했다. 나머지 분들도 설득 중이다. 저도 직접 박스퀘어를 가봤는데 공간 자체가 아주 예쁘다. 나도 하나 분양 받을걸 했다.(웃음) 런던의 명소인 ‘박스파크’를 실제 견학하고 벤치마킹한 것이다. 연말 오픈 예정인 탑시티 면세점 신촌역사점만 들어서면 금상첨화다. 사드 후유증도 끝나가니 중국관광객들이 돌아오면 신촌에서 꼽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구청장 중 드문 회계사 출신으로 경영전문가다. 최근 서울시도 '서울페이'로 자영업자 살리기에 나섰는데 프랜차이즈업계의 최저임금 논란은 어떻게 보나.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편의점이 제일 문제다. 그런데 본질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재벌·대기업이 자영업자를 수탈하는 종속구조다. 편의점주도 이런 수직적 계열구조 안에 있다. 이 구조 아래서는 편의점주가 이익을 제대로 얻을 수가 없다. 그런데 (야당 등은) 최저임금 탓만 한다. 편의점주들의 협동조합화도 생각해볼 만하다. 스페인 몬드라곤의 에로스키 생활협동조합이 그 예다    

-민선7기를 마치면 재임기간이 12년이 되는데 어떤 구청장으로 평가받고 싶은지.
▶주민들에게 사랑받았던 ‘우리 구청장님’으로 남고싶다. 어려운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함께 문제를 풀기 위해서 고민해줬던 구청장, ‘키다리 아저씨’로 계속 기억해주신다면 더 바랄 나위 없을 것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프로필
▲1955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졸 ▲서울세무회계사무소 대표 ▲제4대 서울시의원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자문위원 ▲민선 5·6·7기 서대문구청장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 특별위원회 위원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인터뷰. 2018.7.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인터뷰. 2018.7.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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