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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불면 한방에 날린다" 드루킹 협박 수사…정치권 예의주시

자금전달 대가 인사청탁 등 연결고리 추적
노회찬 별세로 '정치인 수사' 동력 약화 전망도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8-07-24 12:19 송고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 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노회찬 정의당 의원 사망 관련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2018.7.23/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 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노회찬 정의당 의원 사망 관련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2018.7.23/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투신 사망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향한 여론의 파장을 살피며 수사방향 재설정을 고심하고 있다.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계좌를 중심으로 자금흐름을 추적해온 특검팀은 24일 일단 숨을 고른 뒤 드루킹 일당이 인사청탁을 요구하며 정치인들을 협박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조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나 자금전달 등 연결고리는 그 자체로 휘발성이 커 정치권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검팀은 숨진 노 의원이 드루킹 김모씨(49)로부터 5000여만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망을 좁혀왔다. 돈 전달 여부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해왔지만 23일 노 전 의원 별세로 수사동력에 영향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허 특검은 이날 노 의원 별세 소식을 접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면서 "노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또 개인적으로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자 특검팀은 불법자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드루킹 일당의 대가성 요구, 즉 자금전달을 미끼로 인사청탁을 협박했는지를 밝히는 방향으로 수사의 물꼬를 틀었다.
특검 관계자는 "앞으로 금전을 매개로 노 의원의 발목을 잡거나 대가를 요구한 의혹에 대해 최선을 다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며 "그것이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특검의 수사전략 선회는 노 의원 뿐만 아니라 진보진영에 속한 정치인 여럿이 드루킹과 연루된 의혹이 불거진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드루킹은 지난해 5월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야 정의당과 심상정패거리들... 너희들 민주노총 움직여서 문재인정부 길들이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가 미리 경고한다.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방에 날려버리겠다. 못 믿으면 까불어보든지'라고 적었다.

노회찬 의원은 청탁과는 관련 없다고 해명하면서도 정치후원금을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드루킹의 '경고'가 일정 부분 사실에 기반하고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때문에 드루킹과 연루된 정치인들을 상대로 한 자금전달 등 의혹이 향후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드루킹 일당이 협박조로 인사청탁을 요구한 정황이 나오더라도 자금수수 등 정황이 밝혀지면 해당 정치인도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특검 관계자는 "초기 패턴과는 다르게 수사가 심도있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드루킹의) 트위터에 나오지 않았느냐"며 "드루킹도 노 의원의 사망을 알고 있을거고, (특검도 그의) 심경변화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노회찬 의원이 특검의 본격 조사를 앞두고 투신 사망함에 따라 정치권을 향한 수사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특히 노 의원이 속한 정의당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는 특검팀으로서도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정의당은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특검의 노회찬 표적수사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댓글공작으로 시작한 특검인데 노회찬 원내대표의 비극적 결과를 낳았다"고 반발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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