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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KTX승무원' 노회찬이 전하려던 마지막 메시지

끝까지 '노동' 강조…미리 준비한 원고 끝내 읽지 못하고 눈 감아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2018-07-23 14:19 송고
© News1 박세연 기자
© News1 박세연 기자

노동계·진보정치의 대표 간판스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마지막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고 노회찬 원내대표는 생을 마감하는 날, 마지막 메시지로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모임과 사측의 조정합의와 12년의 투쟁끝에 복직한 KTX 승무원들을 향한 축하 인사를 준비했다. 마지막까지 노동자를 위한 메시지를 준비했던 노 원내대표는 23일 회의에 불참하며 끝내 읽지 못했다.

정의당이 이날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노회찬 원내대표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통해 삼성 백혈병과 KTX 승무원 복직 관련 메시지를 준비했다.

노 원내대표는 사전 보도자료에서 "삼성전자 등 반도체사업장에서 백혈병 및 각종 질환에 걸린 노동자들에 대한 조정합의가 이뤄졌다. 10년이 넘는 시간이었다"며 "그동안 이 사안을 사회적으로 공감시키고 그 해결을 앞장서서 이끌어 온 단체인 '반올림'과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KTX승무원들 역시 10여년의 복직투쟁을 마감하고 180여명이 코레일 사원으로 입사하게 됐다"며 "오랜 기간 투쟁해 온 KTX승무원 노동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안 모두 앞으로 최종 합의 및 입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잘 마무리되리라고 생각한다"며 "누가 봐도 산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10여년이나 끌게 만들고, 상시적으로 필요한 안전업무를 외주화하겠다는 공기업의 태도가 12년 동안이나 용인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끝내 읽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이날 9시30분에 예정됐던 상무위원회의에 노 원내대표는 '몸이 좀 좋지 않다'는 일신상의 이유로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원내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한 후 발견된 시각은 9시38분쯤이었다. 그가 회의에 참석했다면, 오랜기간 투쟁해 온 노동자들에 대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을 시간이었다.

다음은 고인이 된 노회찬 원내대표의 상무위원회의 모두발언 원고 전문이다.

■ 노회찬 원내대표

삼성전자 등 반도체사업장에서 백혈병 및 각종 질환에 걸린 노동자들에 대한 조정합의가 이뤄졌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이 사안을 사회적으로 공감시키고 그 해결을 앞장서서 이끌어 온 단체인 ‘반올림’과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KTX승무원들 역시 10여년의 복직투쟁을 마감하고 180여명이 코레일 사원으로 입사하게 됐습니다. 입사한 뒤 정규직 전환이라는 말을 믿고 일해 왔는데 자회사로 옮기라는 지시를 듣고 싸움을 시작한지 12년 만입니다. 오랜 기간 투쟁해 온 KTX승무원 노동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두 사안 모두 앞으로 최종 합의 및 입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잘 마무리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봐도 산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10여년이나 끌게 만들고, 상시적으로 필요한 안전업무를 외주화하겠다는 공기업의 태도가 12년 동안이나 용인된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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