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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사고없이 전역하기'…헬기 순직 박 병장의 버킷리스트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2018-07-22 17:18 송고 | 2018-07-22 21:16 최종수정
22일 오후 포항 해병대 1사단 항공대 마린온(MUH-1)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고 박재우 아버지(왼쪽)가 박 병장이 재대 후 하고 싶었던 일을 적어놓은 수첩을 확인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2018.7.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22일 오후 포항 해병대 1사단 항공대 마린온(MUH-1)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고 박재우 아버지(왼쪽)가 박 병장이 재대 후 하고 싶었던 일을 적어놓은 수첩을 확인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2018.7.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재우가 제대한 후 하고 싶었던 일 80여 가지 중 71번이 헬기를 타보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주검으로 돌아올 줄 몰랐습니다."

22일 오후 지난 17일 오후 4시41분쯤 정비를 마친 후 연습을 위해 이륙하던 도중 추락해 순직한 해병대 1사단 항공대 박재우 병장(20)의 유품이 유족에게 인계됐다.

내무반에서 함께 생활했던 전우들과의 추억을 적은 수첩과 의류 등이 담긴 여행용 가방 두개와 작은 나무 상자 한개가 전부다.

유품을 확인하던 박 병장의 아버지 박영진씨(50)는 수첩 속에 적힌 버킷 리스트를 발견하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버킷 리스트에는 박 병장이 제대 후 하고 싶었던 82개의 목록이 적혀 있었고 이중 한가지가 바로 헬기를 타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고 박재우 병장의 버킷 리스트.2018.7.22/뉴스1 최창호 기자© News1
고 박재우 병장의 버킷 리스트.2018.7.22/뉴스1 최창호 기자© News1


아버지 박씨는 "재우가 하고 싶었던 일들 중에 71번째 하고 싶었던 일이 헬기를 타는 것이었다"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어 72번째 '소원으로 해병대 사고 없이 전역하기'란 것을 확인한 후에는 유품을 함께 확인하던 작은 아버지와 고모, 외할아버지가 서로 안고 오열했다.

박씨는 "조문을 마친 정경두 합참의장에게 아들의 주검이 헛되지 않도록 해 줄 것과 아들을 죽음으로 내 몬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해 줄 것"을 요구했고 박 병장의 친할아버지는 '살인 헬리콥터 추방해라, 우리애 살려내라'고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조문을 마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항의했다.


choi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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