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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으로 개발" 박원순 한마디에 여의도 집값 ‘억 소리’

삼부·대교·수정 등 최고 2억원 이상 상향 계약
기부채납 비율 논란 경험 있어 "지켜봐야"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018-07-19 06:30 송고 | 2018-07-19 09:11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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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붙었어요. 희망가를 조금 높이든가 아니면 마스터플랜 발표 후에 분위기 파악하고 매매를 결정하세요." (여의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 개발계획을 언급하자 일대 부동산 시장에 과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르면 내달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최고 2억원 상향…신고가 계약 속속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지난 10일 리콴유세계도시상 수상차 방문한 싱가포르에서 "여의도를 통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아파트 재건축이 진행 중인 여의도를 새로운 신도시에 버금가게 만들 수 있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수장이 직접 여의도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면서 일대에선 기대감이 넘치고 있다. 일부 단지는 정부의 각종 규제 속에서도 관망세를 뚫고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등장했다.
실제 여의도동 대교아파트(576가구) 전용면적 95㎡는 12억원에 손바뀜 됐다. 아직은 실거래가 신고 전으로 해당 평형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들어 총 5번 거래가 진행됐지만(실거래가 신고기준) 12억원을 넘기지 못한 상황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는 규제를 떠나 애초에 거래가 활발한 지역은 아니다"며 "한동안 최고가 밑으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수정아파트(329가구) 전용면적 74㎡도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 청사진 언급 이후 11억원에 매매 계약서가 작성됐다. 올 들어 최고 매매가는 지난 2월 실거래가로 신고된 9억4000만원이었는데, 단숨에 가격 하한선을 1억원 이상 올려놓은 것이다. 상대적으로 금액대가 높은 삼부아파트(866가구)도 수직상승했다. 최근 전용면적 135㎡은 17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15억원 실거래 금액을 가뿐히 뛰어넘은 셈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이 매도를 고민하다 극적으로 계약이 진행됐다"며 "최고가보다 5000만원 추가해 매매의사를 표시한 손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간)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세계시장포럼에서 리콴유 세계도시상 대상도시로 선정돼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 마포 문화비축기지, 서울 최상위 도시계획 '2030 서울플랜' 등으로 도시행정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게 됐다.(서울시 제공) 2018.7.9/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간)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세계시장포럼에서 리콴유 세계도시상 대상도시로 선정돼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 마포 문화비축기지, 서울 최상위 도시계획 '2030 서울플랜' 등으로 도시행정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게 됐다.(서울시 제공) 2018.7.9/뉴스1

◇서울시, 여의도 전체 종상향 검토…기부채납 비율은 변수 

서울시는 여의도 일대 전체 용도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주거지역을 상업 용도로 종상향하겠다는 내용이다. 여의도에선 △공작 △수정 △서울 아파트 등이 상업용도로 지정돼 있다. 반면 △시범 △광장 △미성 △한양 △목화 △장미 등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다.

상업 용도로 종상향이 결정되면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 신축도 가능하다. 박원순 시장이 강조하는 '한강변 35층 룰'은 주거지역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다른 변수가 없다고 가정하면 종상향은 일반분양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조합원들이 반길 만한 요소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부채납 등 과거 논란이 었었던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다. 앞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강 르네상스'을 추진하며 여의도를 통합해 재건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당시 서울시가 40%에 달하는 기부채납을 요구하자 일대 주민들의 반발로 개발은 무산됐다.

박원순 시장이 다시 여의도 카드를 꺼낸 배경엔 서울에 마땅한 개발 부지가 없기 때문이다. 여의도는 한강변 입지뿐 아니라 기존 인프라까지 갖춰 최적의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집값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반대라는 점이다. 정부는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는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 최종판'이라는 보유세 개편안까지 꺼내들었다. 이는 서울시가 여의도 개발을 추진하면서 신중을 거듭하는 이유다. 집값이 크게 상승한다면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종상향이 확정되면 여의도는 은마·압구정과 다른 차별화를 갖게 된다"면서도 "서울시가 발표할 기부채납 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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