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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 조국 교수도 상고법원 포섭 대상 올려"

'사찰 피해' 이재화 변호사 檢조사…"동창 판사가 압박"
전담 국실장 배치 여야 의원 설득 '총력전'…현실화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서미선 기자 | 2018-07-16 20:03 송고
이상화 변호사가 서초구 민변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18.07.16© News1
이상화 변호사가 서초구 민변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18.07.16© News1

'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회유와 협박 등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소된 선출직 국회의원 등의 재판을 미끼로 거래를 시도한 듯한 정황도 드러났다.

법원행정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을 상고법원 추진의 우군으로 삼기 위해 접촉, 포섭해야 한다는 문건도 작성했다. 진보성향을 대표하는 법조인으로 현 청와대 민정수석인 조국 당시 교수도 포섭 대상이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이재화 변호사는 16일 오전부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 변호사는 양승태 대법원 시절 민변 사법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상고법원 설립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특별조사단 조사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7건의 문건에서 언급된 인물이다. 그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확인한 비공개 법원행정처 문건 내용을 소개했다.

이 변호사는 "문건을 보면 진보성향 교수들을 접촉해 '민변의 입장이 진보세력을 대변하는 게 아니다'라며 민변의 상고법원 반대 입장을 무력화시키려는 계획도 드러나고 있다"면서 "SNS에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조국 교수가 언급됐는데 실제 접촉했는지는 확인을 못했다"고 말했다.
'(141229) 민변대응전략' 문건에는 법원행정처가 당시 민변 조직현황 및 의사결정방식, 주요동향 등을 면밀히 사찰한 정황과 함께 '강·온 전략'으로 나눠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약한고리' 전략으로는 진보진영 내 상고법원과 관련한 이견을 조직하는 방안을 세워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민변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회에서의 상고법원 관련 견해변경을 최대 목표로 삼았다.

조국 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상고법원 설립을 위한 법원행정처의 '약한고리' 전략 포섭 대상이었음이 드러난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다만 행정처가 공작 대상이던 조 수석에게 실제 직·간접적으로 접근을 시도했는지 여부는 아직 규명되지 않는다.

약한고리 전략 후순위로 언급된 '강한고리' 전략으로는 △사법위원장에 대한 회유 △통합진보당 사건을 통한 '빅딜'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등 보수변호사단체를 통한 압박 등이 들어갔다.

아울러 양승태 대법원은 상고법원 동력을 얻기 위해 국회의원을 개별 접촉하는 한편, 등 민변 반대파에 대한 설득작업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행정처의 접근이 재판을 미끼로 하거나 개인적 인연 등을 통해 이뤄진 정황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원식 의원은 그 직전 2014년 1월경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이 선고됐다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선고된다"며 "대법원에서 판결에 도움을 받았던 부분을 집중 활용한게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문건에 보면 국회의원을 다 분석을 하고 공동발의가 가능한 국회의원에 대해선 '전담 실국장 등 개별접촉 및 설득작업 진행' 이렇게 이야기하고 (상고법안)발의 시점이 2014년 10월말 경으로 기재돼있는데 이 문건이 현실화됐다"며 "야당 의원들도 많은데 실국장이 일일이 개별 접촉해서 서명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법원행정처로부터 회유·압박을 가한 인물이 자신의 동기동창이자 당시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이었던 현직 법원장 A씨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2014년 9월24일 대법원 첫 공청회를 하루이틀 앞두고 전화와서 '다른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다 좋은데 상고법원 설치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야기는 제발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다"며 "대학 동기이지만 서로 전화한 적은 그 전에 한 차례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판사가 전화하면 변호사들은 을의 입장이라 사실 심리적으로 굉장히 위축된다"며 "공청회에서는 상고법원 반대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고 실제 그리 했는데, 그날 공청회 현장에 직접 참석한 A판사는 끝나고 나오니 표정이 상당히 어두웠다"고 덧붙였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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