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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명수 "판사복 무게 실감하며 연기…고아라와 멜로는 아쉬워"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8-07-17 08:00 송고
울림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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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김명수의 존재감은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를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졌다. "임바른 그 자체로 보인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결코 아깝지 않은 호연을 보여주면서 '그룹 인피니트'의 센터 엘이 아닌, '배우 김명수'로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는 결코 녹록지 않은 노력이 있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댓글을 모두 챙겨보며 부족한 점을 개선하려 했고 비로소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놀랄 만한 연기 성장을 이뤄냈음에도 여전히 "기대에 더 부응하고 싶다"는 그다.
결국 '미스 함무라비'의 가장 큰 수확은 김명수라는 배우의 재발견이 됐다. 김명수에게도 '미스 함무라비'의 개인주의적이고 원칙주의적인 판사 임바른은 인생 캐릭터로 남았다.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연기를 통해 더욱 다양한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가 됐다. 그리고 어느덧 데뷔 9년차, "쉴 틈 없이 달려왔다"는 김명수는 드라마 종영 직후 계획을 빼곡히 세워둘 정도로 여전히 바쁜 활동 의지를 보였다. 가수로서 솔로 활동을 준비하고 배우로서 차기작도 열심히 검토 중이라고 했다.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낼 그의 다음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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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스 함무라비'를 마친 소감은.
A. '미스 함무라비'가 드디어 끝이 났다. 촬영하는 동안 고아라 누나, 성동일 선배님과 너무 즐거웠다.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과 다시 만나 신나게, 즐겁게 촬영하고 싶다. 그리고 감독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캐스팅 때부터 신경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원작을 여러 번 읽고부터 정말 출연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 
A. '미스 함무라비'라는 작품 자체가 책이 원작이다. 책 읽고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나 얘길 나눴는데 이야기가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점에 흥미를 가졌다. 또 임바른의 개인주의적이고 원칙주의적인 성향과 사상 등이 나와 비슷하다고 공감했었다. 책 말고도 대본을 봤을 땐 대본이 너무 좋더라. 임바른 캐릭터 표현도 너무 잘 돼 있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감독님, 작가님과 얘길 더 많이 했다. 어떤 걸 재미있게 많이 봤고 그런 얘길 나누다 보니 더욱 유대 관계가 생겼다.

Q. 어떤 점 때문에 임바른 역할에 캐스팅될 수 있었다고 보나. 임바른과 닮은 점 혹은 다른 점은.
A.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내가 말하는 모습 자체가 임바른과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 책 읽고 난 다음에 임바른 역할에 동화돼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임바른의 개인주의적이고 원칙주의적인 부분에서 실제 김명수와 닮은 점이 있긴 하다. 그 점이 캐스팅에도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다. 하지만 김명수는 나서야 할 땐 뭔가 나서서 말하곤 하는데 임바른은 마음의 소리로만 넘기곤 하는 게 많다. 그 점에서 차이점이 있었다.
Q. 현직 부장판사가 쓴 대본이라는 점에서 어떤 점이 크게 다르다고 느꼈나.
A. 작가님이 현직 부장판사님이시다. 그러다 보니 작가님이 재판하시는 모습을 보고 현직에서의 얘기들을 직접 전해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달랐다. 배석 판사실에 가서 판사님들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연기에도 녹여내기도 했다. 또 배우들과 얘기를 나누는 걸 굉장히 좋아하셔서 유독 소통을 더 많이 하게 됐다. 촬영 현장에 이렇게 많이 찾아오시는 작가님도 처음이었다. 5개월동안 10번 이상 와주셨고 촬영장에서도 '내가 쓴 캐릭터들이 살아숨쉰다'며 기뻐하셨다. 그 모습이 소년 같기도 했다.

Q, 판사 역할을 맡아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A. 역시나 대사 이런 부분들이 어렵다. 캐릭터에 몰입해서 연기하고 있음에도 판사복의 무게감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극이 에피소드 형식이기도 하고 극 중에서 새로운 사람들도 계속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무게에 적응하게 됐다. 또 혼자만 민사 44부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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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억에 남는 재판 에피소드가 있다면.
A. 3회에 나왔던 고깃집 불판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고깃집 주인과 일하는 아주머니, 그리고 아이 엄마가 등장하는데 서로 누가 잘못했다고 탓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모두 아픔이 있다는 사연이 드러났다. 외적인 모습만 보고 판단했지만 모두가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에피소드를 연기하면서 나 역시도 사람을 보며 선입견을 갖고 판단한 적이 있었나 반성도 많이 했다. 이외에도 잊혀질 권리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따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달랐다는 점이 좋지 않았나 싶다. 현실에 있을 법한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Q. 발음, 발성 등 연기 호평을 많이 받게 됐는데.
A. 발음이나 발성을 특별하게 공부하진 않았다. 자연스럽게 나이가 차게 되면서 스스로가 변화된 것 같다. 연기 생활, 가수 생활도 오래 하게 되면서 모니터 속 내 모습을 알게 된다. 스스로 부족한 모습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돼 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Q. 사전제작의 장점을 실감했나.
A. 사전제작은 리뷰나 반응들을 신경 쓰지 않고 원래 생각했던 캐릭터를 끝까지 연기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반 사전제작드라마라 초반에는 피드백 없이 촬영했고 그래서 처음의 임바른에 대한 생각을 16부까지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다. 모두가 생각했던 캐릭터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현장 분위기도 밝고 유쾌했다. 아라 누나부터 성동일 선배님, 덕환이 형, 감독님까지 단 한 번도 분위기가 무거운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주위에 연연하지 않고 멘탈을 붙잡고 편안하게, 최선을 다해 연기할 수 있었다.

Q. 고아라, 성동일, 류덕환과의 호흡은.
A. 고아라 누나는 아역 시절 때부터 오래 연기를 해왔다. 표현력도 남다르고 장점이 많은 배우 같더라. 연기 경력으로는 사실 현장에서 막내였다. 연기를 너무 훌륭하게 잘하시는 성동일 선배님 외에도 조연 배우 분들도 많이 나왔어서 정말 여러 사람들을 보며 공부가 많이 됐다. 이분들의 연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또 연기는 마냥 대본대로 하는 게 가장 임바른스럽다고 생각했었는데 덕환이 형과 연기 호흡할 때는 다르게 해보려고 하기도 했다. 형과 붙을 때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해보려 했다.

Q. 고아라와의 로맨스가 비중이 크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도 많았는데.
A. 원작에서도 로맨스가 거의 없다. 모든 드라마에 흔히 나오는 뽀뽀신이 15부에 단 한 번 나온다. 법정물에서 연애만 한다는 말이 나올까봐 작가님도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시며 대본을 쓰시지 않았나 싶다. 멜로가 비중이 크지 않아 아쉽기도 하지만 외려 없어서 좋다는 반응도 많았다. 재판과 에피소드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저로서는 멜로를 조금 더 넣었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했지만 멜로 비중이 적어서 더욱 애가 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웃음)


aluem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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