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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메르켈 잇단 '저격한' 트럼프…여성이라서?

WP 보도…두 여성 지도자와 사사건건 출동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018-07-16 14:42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환영만찬이 열리는 옥스퍼드셔의 블레넘 궁전에서 군악대 환영헹사를 관람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환영만찬이 열리는 옥스퍼드셔의 블레넘 궁전에서 군악대 환영헹사를 관람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유럽 순방 일정에서 여성 지도자를 상대로 '저격'하는 언행을 보이며 여성에게만 사사건건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남성 정상과 만남에서는 비난 수위를 지키지만, 여성 정상에 대해서는 직설적인 비판을 날리며 쉽게 흥분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메르켈과 메이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냉정한 단어는 그의 여성 지도자와의 관계의 의문을 제기한다'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언행들을 꼬집었다. 그 대상은 여성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포화를 맞은 것은 메이 총리다. 그는 지난 12일 보도된 영국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둘러싼 자신의 조언을 무시하고 오히려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을 대해 "그는 위대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전 장관은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에 반발해 사퇴한 인물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은 메이 총리를 대놓고 무시했다는 해석을 낳으며 영국 정가를 발칵 뒤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서 이를 수습했다. 그는 "메이 총리를 험담하지 않았다"며 "그는 환상적인 일을 하는 대단한 여성"이라고 뒤늦게 찬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10일 런던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2018 서발칸 정상회의 중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10일 런던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2018 서발칸 정상회의 중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메르켈 총리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은 더욱 날카로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독일은 러시아에서 60~70%의 에너지를 수입한다"며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 발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시끄러울 때 나와 더욱 논란이 됐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관세문제, 이민정책, 유럽연합(EU) 탈퇴 문제 등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WP는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EU에서 완전히 탈퇴하고, 나토 동맹국들이 즉시 국방비를 증액하길 원하지만 두 여성 정상은 이에 반대되는 행보를 걷고 있다.

하지만 WP는 전·현직 유럽 외교관리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유독 여성에게만 냉담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유럽 외교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여성 정상에게만 엄격하다는 점은 모두가 언급하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와 메이 총리가 여성이라는 점을 빼놓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괴한 언행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토 29개 회원국 가운데 여성 지도자를 둔 국가는 영국과 독일, 크로아티아 정도가 전부다.

WP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같은 독재자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비교했다.

한 유럽 외교관리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안티 EU'가 됐고 동맹국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며 "특히 여성인 메르켈, 메이 총리와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wonjun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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