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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도발에 삼성전자 발끈…5G장비 '샅바싸움' 본격화

삼성전자 "적기에 공급" 자신…화웨이 "가격에 자신"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18-07-16 11:56 송고
삼성전자가 공개한 3.5GHz 대역 통신장비(기지국) 모습. © News1
삼성전자가 공개한 3.5GHz 대역 통신장비(기지국) 모습. © News1

5세대(5G) 이동통신용 장비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샅바싸움'이 본격화됐다. 중국 화웨이가 가성비를 앞세우며 국내 1위 장비업체인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나오자, 삼성전자도 이에 질세라 장비 실물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국내 5G 이동통신용 주파수인 3.5GHz 대역과 28GHz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선기지국 장비를 처음 공개했다. 이날 삼성은 기술개발이 까다로운 28GHz용 무선기지국까지 공개하면서 '기술우위'를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5G 장비를 전격 공개하기로 작정한데는 '화웨이의 도발'이 컸다. 화웨이는 지난 6월말 중국 상하이에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한국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가격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우려하는 '보안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화웨이 부스를 방문해 제품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는 5G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화웨이의 공격적인 행보에 국내 통신사들도 화웨이 장비 도입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이 와중에 화웨이 장비가 성능대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모두 도입할 것이라는 섣부른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는 3.5GHz 대역 장비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항간의 모든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무선기지국 장비 2종을 전격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월1일전까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승일 삼성전자 국내영업총괄 상무도 "완성돼 있는 3.5GHz 대역 제품을 갖고 국내 통신사와 공급규모, 일정, 망 배치 등을 세세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이 5G 통신장비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 News1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이 5G 통신장비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 News1

삼성전자가 공개한 3.5GHz 대역 장비는 가로와 세로 각 30㎝·60㎝ 크기로 국제표준 기반의 같은 대역 기지국 가운데 가장 작다. 회로에 집적된 64개의 안테나에 기지국 범위내 있는 사용자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주파수를 공급하도록 하는 '빔포밍' 등 첨단 국제 표준 기술을 활용해 전파 효율도 높였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하나의 회로에)1024개의 안테나, 10기가비피에스(Gbps) 속도, 800메가헤르츠(MHz) 대역 폭을 구현하는 28GHz 장비를 상용화한 곳이 삼성전자"라며 "3.5GHz 대역 장비도 우리가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3.5GHz 대역 장비와 28GHz 대역 장비로 국내 통신장비 시장점유율(약 40%)을 공고히 하는 한편 전세계 5G 장비시장 점유율을 현재 3%에서 2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웨이와 곳곳에서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계약을 맺고 올 하반기 최초로 상용서비스하는 새크라멘토시를 포함한 7개 도시에 28GHz 장비를 공급한다. 아울러 5G 무선망 설계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 5월에는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와 국제표준 기반 2.5GHz 주파수 대역의 5G 기지국 장비상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장비는 2019년 미국에서 상용화될 예정이다.

아울러 5G 서비스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5G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해 △대량 다중입출력안테나를 활용한 '5G 스타디움' △초고속 대용량 콘텐츠 전송이 가능한 '5G 키오스크' △ 도시 인프라와 연계 가능한 '5G 커넥티비티 노드(C-Node, Connectivity Node)' 등을 고도화하고 있다.

화웨이 공세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화웨이 3.5GHz 장비는 아직 실물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른 회사 장비보다 가격이 30%~60%까지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기술우위를 강조하는 삼성전자와 차별화하고 있다. 이에 5G 망구축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LG유플러스뿐 아니라 KT와 SK텔레콤도 화웨이 장비도입을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다만 국익을 고려한 측면과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가 불식되지 않은 측면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7월8일 1주년 간담회에서 "우리 산업이 중요하니까 세계 최초로 나가는데, 그런 의미가 희석된다면 의미가 없지 않나"며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한 우려를 에둘러 표현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가격이 결정요소가 되면 안된다"며 화웨이 장비도입을 대놓고 반대했다.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을때 통신사들의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무작정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가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후폭풍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영민 장관은 오는 17일 통신3사 대표와 만나 5G 진행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i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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