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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주입니다. 제 시급은 4000원입니다"…동맹휴업 '속사정

점주들 "점포당 인건비만 70만~80만원 늘어"
"전재산 넣고 대출까지 받아 18시간 일해…우리도 사람"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8-07-12 18:27 송고 | 2018-07-13 11:09 최종수정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편의점가맹점협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전국 동시 휴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7.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편의점을 2개 운영해 왔는데 올해 또 시급이 오르면서 이익이 80만원인 적이 있었습니다. 시급으로 계산하니 4000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보다 못한 급여를 가져간 거죠"

12일 만난 편의점 세븐일레븐 가맹점주 A씨의 말이다. 그는 "점포 두 개를 운영해오다 결국 지난달 한 점포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주들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게도 오후 10시 이후 1.5배의 야간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된다면 동맹휴업까지 추진하겠다'고 반발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이날 오전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근접출점으로 매출 정체인데 임대료·인건비는 계속 올라"

A씨는 "근접 출점 등으로 매출은 정체됐는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계속 올라 점주들의 사정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도저히 손익을 맞출 수 없어 야간에 영업하지 않는 점포가 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야간영업은 가맹계약의 특약조항이어서 야간에 문을 닫으면 가맹본부로부터 받는 별도 지원금(전기료 등)이 삭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간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가 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씨는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면 한 점포당 인건비만 평균 70만~80만원 더 들게 된다"며 "최저시급이 인상되는 만큼 '야간 미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저임금을 무조건 올리지 말자는 건 아니다"며 "최저임금을 올릴 것이면 점주들을 위한 보완책도 함께 내놓아 우리도 기본 생활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이마트24를 운영하는 B씨도 아르바이트 임금과 대출 이자를 내고나면 남는 것이 없다면서 편의점주들 사정도 헤아려달라 호소했다.

B씨는 "3개월이 지나 개점 효과가 사라지자 하루 매출이 80만원 정도로 떨어졌다"며 "알바비 주고 대출 이자에 전기세, 이것저것 내고 나니 남는 것이 없다. 올해 시급이 상상 이상으로 올라 앞이 깜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게 됐다"며 "5년 계약을 해 어쩔 수 없이 버티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B씨는 버티기 위한 첫 번째 대책은 주말 아르바이트 한 명을 그만두게 한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야간 아르바이트의 경우 업무 시간을 줄였다. 기존의 야간알바 타임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였는데 오전 5시까지로 2시간을 줄였다는 설명이었다.

B씨는 "야간 타임을 직접 채우기 위해 하루에 잠을 4시간도 못 자고 새벽 3시에 나와 18시간을 일한다"며 "그렇게 해도 인건비가 예전과 비슷해 빠듯하다. 내년에는 도대체 몇 시간을 자고 몇 시간을 일해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점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 정도도 못주면 때려치우세요'라고 무책임하게 댓글을 단다"며 "'그럼 네가 한번해 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누구는 접고 싶은 마음이 없겠느냐. 접고 싶을 때가 하루에도 수백번씩 생기지만 위약금이라는 놈이 발목을 잡는다. 대출금도 근근이 갚아나가는데 수천만원인 위약금을 무슨 수로 내겠나"고 반문했다. 

B씨는 마지막으로 "내년 최저임금을 또 대폭 인상한다는 소리에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며 "노동계가 원하는 수준으로 시급을 올리면 우리 같은 자영업자는 그냥 죽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사 댓글을 보면 참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한탄스럽다"면서 "도리어 묻고 싶다. 노동자만 사람이고 우리처럼 전 재산을 넣고 대출까지 받은 점주들은 사람으로 안 보이는가. 우린 죽어도 사람들은 나 몰라라 하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제발 좀 살려 달라"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편의점가맹점협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전국 동시 휴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7.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전편협, 최저임금 추가 인상 움직임에 단체행동 나서

이들과 같은 점주들이 모인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은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에 이어 내년에도 최저임금의 인상이 예상되면서 인건비를 견딜 수 없다며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노동계의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게도 오후 10시 이후 1.5배의 야간수당 지급 주장이 만일 적용되면 전국 편의점의 공동휴업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편협은 성명을 통해 "2018년도 최저임금의 7530원 인상으로 편의점 점주들은 아르바이트보다 적은 수익으로 연명하거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잠재적 폐업점포의 연쇄 폐업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전편협은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를 재 논의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이유로 내년도 최저임금의 대폭인상을 추진하려는 계획을 철회하고 최저임금을 동결하라고 주장했다. 

오후 10시 이후부터 새벽 6시까지 물건 값을 5% 올리는 '야간할증'에 대해서는 임금 상승과 각종 부대비용 증가에 따른 자구책으로 공식 입장이 아닌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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