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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더리움' 노리던 이오스…두달만에 왜 반쪽됐나

'개발사·BP' 결정에 따라 운영방식 변화 가능성 ↑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8-07-10 07:50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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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더리움'을 노리며 지난 6월 야심차게 메인넷(독자 플랫폼)을 출범시킨 암호화폐 이오스의 시세가 두달만에 왜 반쪽이 됐을까.

10일 업비트·빗썸 등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에 따르면 이오스는 지난 5월 대비 50% 급감한 1개당 9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월말까지만 해도 이오스는 1개당 2만원을 호가했다. 
지난달 야심차게 독립을 선언하며 독자적인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에 나섰던 이오스가 쪼그라든 이유는 '위임지분증명' 운영방식에 대한 불신때문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위임지분증명'은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기본 정신을 유지하는 동시에, 비트코인·이더리움과 달리 빠른 네트워크 속도를 구현해내기 위해 이오스가 채택한 운영방식으로 이오스 보유자들이 직접 대표자(블록프로듀서, BP)를 뽑아, 네트워크 연결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일부 이오스 보유자들에게 네트워크 권한을 몰아줘 더 빠른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현이 가능하다고 자랑했던 이오스 시스템이 의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발생한 해킹때문이다.
지난달말 이오스 내 해킹 공격이 잇따르자 이오스 개발사인 블록원은 해킹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오스 운영규칙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오스는 전체 보유자 중 15%의 동의를 거쳐 규칙을 바꾸거나 BP를 새로 뽑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블록원은 이오스 유통량의 약 1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이오스 생태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

문제는 블록원 또는 BP와 같은 소수의 이오스 투자자들이 힘을 모으면 언제든 이오스 블록체인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 중인 국내 IT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BP들이 결탁해 이오스 운영방식을 바꾸거나 개발사인 블록원이 잘못된 판단을 내릴 때, 이오스 블록체인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며 "거버넌스 차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독자 체인을 만드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이오스 블록체인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BP나 이오스 개발자들의 결정에 따라 운영방식이 수시로 바뀔 수 있는만큼, 기업 입장에선 이오스 플랫폼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네트워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위임증명방식이 역으로 기업 비즈니스에서 쓰이기 어려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아직 이오스도 메인넷 초기인 만큼 계속된 업데이트와 운영방식의 변화로 최적화된 모델을 찾겠지만, 국내 기업입장에선 당장 이오스를 쓰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돈 많은 대기업들이 직접 블록체인을 만들거나, 스타트업들이 수수료가 비싼 이더리움을 쓰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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