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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백본 '엣지컴퓨팅'…글로벌 IT공룡들 '각축'

[포스트 클라우드 '엣지컴퓨팅'이 뜬다] (하)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18-07-09 07:30 송고 | 2018-07-10 16:15 최종수정
마이크로소프트가 7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워싱턴 스테이트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 2018'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News1
마이크로소프트가 7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워싱턴 스테이트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 2018'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News1

"세상은 이미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가 되어가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 2018'에서 이렇게 말하며 "우리는 지금 인텔리전트 클라우드와 인텔리전트 엣지 시대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으로 쇠락하던 MS를 다시 정보기술(IT)업계 리더로 건져올린 나델라 CEO는 올해 클라우드와 함께 '엣지'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지능형 클라우드와 엣지로 모든 사물이 연결돼 하나의 컴퓨터처럼 작동하는 세상이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다.

엣지컴퓨팅은 사물인터넷(IoT) 기기나 근거리에 있는 가까운 네트워크 가장자리(엣지)에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MS가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애저 IoT 엣지' 서비스를 이용하면 드론과 같은 산업용 장비가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기계학습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오작동이나 이상징후를 실시간으로 판단한다.

최근 MS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일제히 엣지컴퓨팅을 '메가트렌드'로 꼽고 있는 이유는 IoT 확산과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 때문이다. 최근 ICT 환경을 주도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에선 데이터가 한꺼번에 몰려들 경우 네트워크 지연이나 전송오류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른 기술이 바로 '엣지'다.

MS나 구글과 클라우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일찍부터 엣지에 주목했다. 2016년 'AWS 그린그래스'로 포문을 연 AWS는 지난해 연례 기술 콘퍼런스에서 IoT 엣지컴퓨팅 구현을 위한 6개 신제품을 쏟아냈다.
인터넷 기업뿐 아니라 하드웨어 업계도 엣지컴퓨팅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의 안토니오 네리 CEO는 최근 열린 연례행사 '디스커버리 2018'에서 4년동안 지능형 엣지시스템 개발에 40억달러(약 4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내부 발탁된 개발자 출신 CEO가 대외 첫 무대에서 엣지컴퓨팅을 자신의 간판사업으로 내세운 것이다.

앞으로 엣지컴퓨팅은 다양한 전후방 산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후방에선 인텔, 엔비디아 등 반도체업체들이 엣지컴퓨팅에 대응하는 인공지능 프로세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텔은 올해 엣지컴퓨팅에 최적화된 시스템온칩(SoC) '제온 D-2100' 프로세스를 출시했고, 엔비디아는 IoT 기기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을 구현하기 위해 암(Arm)과 손을 잡았다.

전방에선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차세대 ICT 산업들이 엣지컴퓨팅 구현에 기대를 걸고 있다. 0.1초 미만의 순간적인 네트워크 지연도 용납할 수 없는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이 대표적이다. 앞서 일본 토요타는 인텔, 에릭슨 등과 함께 자율주행차가 생성하는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엣지 컴퓨팅 컨소시엄'을 결성하기도 했다.

내년 상용화를 앞둔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도 엣지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무선기지국에 연산능력을 부여하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차세대 실시간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고, 데이터 전송 비용이나 지연시간 등을 줄여 운영효율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5G·AI·IoT·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를 더욱 효과적이고 가치있게 활용할 수 있는 엣지컴퓨팅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며 "네트워크 불안정과 지연,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속성과 안전성 등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팩토리, 가상·증강현실 분야 등에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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