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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화웨이 두둔한 LG유플러스 속내는?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18-07-02 08:05 송고 | 2018-07-02 13:17 최종수정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비슷한 것같고. 화웨이가 제일 빠르고 성능이 좋아요."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박람회(MWC)에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공개적으로 화웨이 통신장비를 추켜세웠다. 이날 권 부회장의 발언은 SK텔레콤과 KT가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을 놓고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현재 통신3사는 5세대(5G) 주파수 경매를 막 마치고 세계최초로 내년 3월 상용서비스에 돌입하기 위해 관련장비 선정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참여해 있고, 에릭슨과 노키아 그리고 화웨이가 성능과 가격에서 비교우위를 앞세우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화웨이가 가장 적극적이다. 화웨이는 에릭슨과 노키아 등 유럽회사 장비들보다 가격을 작게는 30% 많게는 50%까지 낮게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이런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세계최초로 5G를 상용화하는 한국시장의 빈틈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의 구축사례가 다른 국가에 장비를 판매하는데 큰 밑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않다. 화웨이에 대한 국민정서가 호의적이지 않다. 화웨이 관련기사에 부정적인 댓글이 수두룩하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심지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면 통신사를 옮겨버리겠다는 사람도 있다. 중국이 가한 사드보복에 대한 국민적 앙금이 깔려있는 탓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불거진 '보안문제'도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화웨이는 한국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보안문제가 전혀없다"고 강조하지만 이미 형성된 부정적인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통신3사 입장에서는 '꽃놀이패'다. 성능이 엇비슷하다면 더 싼 가격을 제안하는 통신장비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싼 가격으로 통신장비를 제안하면 에릭슨과 노키아 등도 가격을 더 낮출 가능성도 크다. 통신사들은 장비업체들의 가격싸움이 치열할수록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음이다. 
통신장비는 한번 도입하면 10년 이상 사용해야 한다. 또 특정회사의 장비를 도입하면 다른 장비로 교체하기가 쉽지않아 '기술종속성'이 심하다. 과거 화웨이가 유럽에서 '1달러 입찰'로 통신장비 공급을 수주한 후 장비가격에 버금가는 '유지보수비'를 청구한 것도 기술종속성에서 비롯된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왜 화웨이 장비를 극찬하고 나섰을까.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당시 화웨이 장비 도입을 주도했던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현재 화웨이코리아 고문으로 재직중이다. 5G장비선정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권 부회장의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것같다"는 발언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마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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