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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식 노동연구원장 "내년 최저임금 16% 인상은 부담"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해소"
"고용영향 확신 못해…여러 요인 작용"

(세종=뉴스1) 박정환 기자 | 2018-06-24 06:10 송고
배규식 노동연구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6.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배규식 노동연구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6.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수준으로 올리면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배 원장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연구원 사무실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최저임금을 16.4% 올렸는데, 내년도 역시 15~16% 수준으로 올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학자들의 관측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이행하려면 매년 최저임금을 15~16%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법적 심의기한은 이제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배 원장은 우리 시장이 아직 연이은 최저임금 급상승을 감당할 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과 임금체계가 아직 단단하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업종·산업·지역별로 근로자 임금체계가 표준화가 안 됐고, 소기업이나 영세기업이 많아 자금난 구조가 누적돼 있다"며 "추가로 또 급격하게 인상하는 경우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문제는 고용영향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는 국내와 해외에서도 일관된 연구가 없는 상황이다.

배 원장은 "최저임금만 고려한 연구가 쉽지 않아 논란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최저임금을 평소보다 높게 올려서 고용이 감소한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다만 최저임금을 '계속해서' 급격하게 올리는 경우에는 고용감소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는 꽤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원장은 "최저임금은 급속한 인상을 피하면서도 저임금 근로자를 위해 평균 임금상승률인 3.5%, 4% 정도보다는 더 올려야 한다고 본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양극화·불평등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해소를 위해서 필요하며, 부작용에 대해선 사회복지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규식 노동연구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6.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배규식 노동연구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6.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배 원장은 아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시장이 어렵긴 하지만 고용을 줄이진 않고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 구조조정 영향과 노동공급상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2018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 증가는 7만여명으로 8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임시·일용직, 숙박·음식업 등의 침체가 한몫해 최저임금 영향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배 원장은 "과거보다 취업자 가운데 60세 이상 고연령층이 많아지고 20~29세 청년층은 줄었다"며 "노동시장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전체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노동공급상의 요인이 올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제조업 고용이 조선업 등 일부 구조조정 여파가 계속되고 있고 기계, 부품 하청도 영향이 있다"며 "건설업이 취업자 수 증가에 역할을 하는데 이미 국내 건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추가로 할 게 많지 않다"고 밝혔다. 

임시·일용직, 숙박·음식업 등의 침체에 대해선 배 원장은 "최저임금 인상 요인인지 아닌지가 혼재돼 있다"고 봤다.

그는 "최저임금 영향이 일부 있을 순 있지만 조금 더 인과관계를 봐야 한다"며 "숙박·음식업이나 도·소매업은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데 통계상 3년마다 34%가 문을 닫기 때문에 최저임금 요인인지, 경기순환이나 프랜차이즈 요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으로 보면 연간 매출액이 4600만원 이하인 자영업자가 53%로 자영업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라며 "고용이 없는 자영업자는 전체의 85.3%인데 이쪽은 실질적으로 최저임금 영향에 벗어나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 원장은 최저임금으로 가구소득이 증가한 것은 명확한 결과라고 밝혔다. 앞서 노동연구원은 통계청의 '1분기 가계소득동향' 자료를 정밀 분석해 청와대에 제출했다. 이 분석은 지난달 3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발언한 배경 자료가 됐다.  

노동연구원은 근로자 가구소득을 10개 분위로 나눴을 때 하위 10%(1분위)를 제외한 90%가 소득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배 원장은 "근로자 소득은 다 올랐고 고소득자는 조금 더 올랐지만 부부가 같이 버는 경우가 많아 더 뛰었다"며 "저소득 고령층 등을 제외했다고 하지만 그쪽은 최저임금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사회복지적인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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