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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공유자전거 오포(ofo)가 공유하지 못한 가치

원래 기능 퇴색, 오히려 안전 위협…길 위의 골칫거리 전락
공유 에티켓 부재…개인 자물쇠 채우고 집에 가져가기도

(부산ㆍ경남=뉴스1) 박세진 기자 | 2018-06-22 18:45 송고 | 2018-06-22 18:55 최종수정
편집자주 누구나 마음대로 탈 수 있는 '공유 자전거'. 세계 최대 규모의 공유 자전거 기업인 오포(ofo)가 한국 최초로 부산에 상륙했지만, 관리 부실과 이용자의 무개념으로 오히려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실태와 문제점을 집중 분석하고, 대책을 제시한다.
21일 부산 남구 자전거 거치소에 있는 오포자전거에 개인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 News1 박세진 기자
21일 부산 남구 자전거 거치소에 있는 오포자전거에 개인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 News1 박세진 기자

<상> 공유자전거 실태 및 문제점

세계 최대 규모의 공유자전거 기업인 오포(ofo).

전국적 관심을 모으며 오포자전거가 한국 최초로 부산에 상륙한 지 다섯달 째. 한국이 오포자전거 진출 21번째 국가다.
부산에 깔린 오포자전거는 모두 2000대. 하루 이용횟수가 1만5000 건을 넘을 정도로 오포자전거 열풍이 일면서 길 위의 노란색 자전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기능과 취지가 변질되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가 하면 이용자끼리 시비와 다툼의 소지까지 생겨나고 있다.

'꿈의 자전거'가 되레 길 위의 골칫거리로 전락해 버리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최성원씨(26·연제구)는 오포자전거를 이용하려다 괜한 시간 낭비만 낭비했다는 생각에 불쾌함마저 느꼈다.

최씨는 “학교 기숙사에 있는 오포자전거를 대여하러 찾아갔더니 누군가가 개인 자물쇠를 채워놓아 탈 수가 없었다”며 “공유자전거를 개인자전거로 쓰고 있는 무개념에, 같은 대학생으로서 창피한 기분까지 들었다”고 했다.

◇공유 에티켓 없는 무개념 행위 ‘눈살’…이용자 분쟁 소지도

윤보라씨(28·남구)도 퇴근 길 오포 자전거를 타려다 황당한 일을 당했다.

윤씨는 온천천 카페거리에서 어플로 사용 가능한 오포 자전거를 찾아 헤매다 겨우 발견하고 잠금을 풀기 위해 버튼을 조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윤씨는 근처 카페에서 불쑥 튀어나온 사람으로부터 ‘내가 타던 자전거’라는 말을 들었다. 황당했지만 시비가 붙을 것 같아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윤씨는 “오포자전거는 공유자전거 아니냐고 백번은 다시 물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포자전거는 이용자가 타고 있거나 목적지에 잠깐 세워두더라도 어플에서 사용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제3자의 어플에는 자전거 위치가 뜨지 않는다.

하지만 먼저 타던 이용자가 사용종료 버튼을 눌러 놓고도 이처럼 마치 개인 소유물처럼 우기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오포자전거 어플에 등록된 ‘사용자 가이드’ 어느 곳을 찾아봐도 이용자끼리 지켜야 할 구체적인 에티켓 안내 등은 찾아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이용자 다수가 피해를 보면서 오포자전거 원래 취지가 퇴색해 가고 있다.

부산 모 대학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올라와 있는 “공용자전거에 개인 자물쇠를 걸어놓은 사람은 어떤 사고를 가진 사람이냐”, “비밀번호가 있는 원룸 현관문 안에 자전거를 보관해 놓다니, 기상천외한 상황이다” 등의 글이 오포자전거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플 안내 장소에 자전거 없고, 고장난 채 방치돼 사고 위험도 

<뉴스1> 취재진은 22일 오포자전거를 직접 타보기 위해 오포어플을 켜고 자전거를 찾아 나섰다.

20일 수영구 남천역에 세워져 있는 오포자전거. © News1박세진 기자
20일 수영구 남천역에 세워져 있는 오포자전거. © News1박세진 기자

오포어플에서 부산 수영구 주변에 오포자전거 여러 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찾아갔으나 자전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주변 반경 300m를 약 30분 동안 찾아 헤맸지만 역시 자전거는 없었다.

결국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 남천역으로 걸어가던 중, 황당하게도 남천역 입구 앞에서 오포자전거를 만났다. 오포어플에는 뜨지 않은 자전거였다.

엉뚱한 위치에 있는 자전거에 대한 원망도 잠시, 설레는 마음으로 자전거 잠금을 해제했다.

절차는 간단했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 후 바코드 인식을 통해 손쉽게 자전거에 올라탈 수 있었다.

문제는 자전거를 탄 뒤였다. 자전거를 달리다 골목길에서 나오는 자동차를 발견하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앞바퀴 브레이크가 고장나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뒷바퀴 브레이크는 작동해 정지를 할 수 있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앞 이용자가 브레이크 고장 신고를 하지 않고 사용을 종료할 경우 뒤 이용자가 큰 사고를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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