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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증권사 대표님들~ '셀프 연임'은 아닌지요?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8-06-25 06:05 송고 | 2018-06-25 10:14 최종수정
28일 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가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사진 속 증권사는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17.12.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8일 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가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사진 속 증권사는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17.12.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임원추천위원회에 현직 최고경영자(CEO)가 들어가고, 그 사람이 이사를 선임하면 그 이사가 다시 같은 CEO를 추천해 재선임하는 방식으로 '셀프 연임'이 이뤄진다. 이건 내부에서 참호를 구축해 인사(人事)하는 행위인데, 국민 입장에서 보면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않다."

지난해 12월20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당시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신분으로 공개석상에서 한 말이다. 윤석헌 원장은 금융지주를 겨냥했는데 증권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11번째 연임이라는 진기록을 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유 대표는 5명으로 구성된 대표 임추위원 중 한 명이다. 지난 3월7일 개최된 제2차 임추위에서 대표 후보가 돼 연임에 성공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도 마찬가지다. 하나금융지주·하나금투 임추위,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에 성공한 이 대표는 3명의 하나금투 임추위원 중 한 명이다.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대표와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도 임추위원을 겸직했고 연임됐다.

물론 이들은 본인이 후보에 오른 임추위에서 투표권이 없었고 재임 기간 공로를 회사 안팎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현직 대표가 차기 대표를 뽑는 임추위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일면 생각할 대목이 있다. 윤석헌 원장의 말대로 이들이 선임한 이사가 본인을 추천한 건지는 현재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투명성과 공정성에 시비가 나오지 않도록 엄격한 형식을 갖추는 게 인사제도다. 본인이 임추위원이라면 임추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행사하고 싶은 유혹에서 자유로울까 하는 의문은 합리적인 의심이다. 심지어 3개 증권사 대표는 자신을 대표 후보로 선정하는 임추위에 참석해 투표 결과를 지켜봤다. 상당수 기업에서 임추위가 이미 대표를 낙점한 오너의 들러리로 폄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창균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외부에서 민간회사의 인사권을 간섭할 수 없다"면서도 "셀프 연임이 나타난 주식회사에는 결국 주주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근본적으로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주주가 소극적으로 행동해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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