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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가도 기도해야"…제주 예멘 난민 취업현장 갈등

취업자 402명 중 48명 자‧타의 일 그만 둬
문화‧종교차 해소 위해 언어소통 교육‧지원 필요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8-06-21 16:11 송고 | 2018-06-21 17:02 최종수정
지난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을 대상으로 취업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2018.06.18/뉴스1 © News1 안서연 기자
지난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을 대상으로 취업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2018.06.18/뉴스1 © News1 안서연 기자

제주에 체류하고 있는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취업 연계가 이뤄졌지만 문화‧종교적 충돌로 인해 현장에서 어려움이 빚어지고 있다.
21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제주에 체류 중인 예멘 난민 신청자는 총 486명(남성 462‧여성 24명)으로, 이 중 402명에 대한 일자리 알선이 이뤄졌다.

난민법상으로는 난민 신청 이후 6개월간 취직이 불가능하지만, 생계에 막막함을 호소하는 상황을 고려해 법무부가 출입국관리법상 예외 규정을 적용해 취직을 허가준데 따른 것이다.

법무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주거 및 생계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 농·축·수산업 및 요식업 등 도내 인력이 부족하고 국민 일자리 잠식 가능성이 적은 업종 위주로 취업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취업설명회를 열고 어선‧양식업, 요식업 취업 연계를 진행한 결과 각 분야에 271명‧131명 등 총 402명이 실제 취업이 이뤄졌다.
그런데 21일 기준 이 중 48명이 일을 그만두거나 해고되면서 현재 354명만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일부 사업장에서 항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업주 입장에서는 능률적으로 일을 하길 바라지만 문화‧종교적 차이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한 요식업주는 "식당에서는 서비스 마인드가 중요한데 알라신이 아니면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님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또 양식장 업주는 "사료를 한창 주고 있는데 갑자기 기도를 하러 가서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을 놓고 제주예멘난민대책위원회는 '언어소통의 어려움 해결'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김성인 제주예멘난민대책위원장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충돌은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언어가 통했더라면 원활하게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인데 상호간에 소통이 어렵다보니 일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통역요원을 투입해서 소통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아랍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사업장에 보급하는 등 갈등 해결을 위한 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도 고용주와의 마찰이나 취업 중도 포기를 방지하기 위해 당사자 및 관계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5일부터 아랍어 전문통역인 2명과 팀장 1명 등 총 3명으로 사후관리팀을 꾸려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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