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최보기의 책보기] 사람을 움직이는 여섯 가지 전략 PR 법칙

혼다 데쓰야의 '전략 PR : 핵심은 분위기다'

(서울=뉴스1)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2018-06-21 06:00 송고
'전략 PR : 핵심은 분위기다' 표지
'전략 PR : 핵심은 분위기다' 표지

필자는 원래 PR전문가(?)였다. PR(Public Relations)은 우리말로 '널리 알리는' 홍보(弘報)다. 홍보는 광고 바로 옆에 붙어있지만 광고와는 명확히 다르다. 전문가라고 자칭하기 민망하지만 대기업 홍보실과 홍보대행사, 홍보대행 프리랜서로 지난 27년간 밥벌이를 해왔다. 27년의 경험으로 단정하건대 PR에 대한 상식과 역량은 기업이나 기관의 홍보맨들 전용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이 각자 갖춰야 할 경쟁력의 기본기다. 혹자는 개그 삼아 PR의 본질이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이라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되 '알릴 것을 전략적으로 잘 알리는 것'이라고 하면 개그를 벗어난다.

이번 6.13 지방선거를 지켜보면서 선거에 출마하려는 정치인의 경우 특히 PR에 대한 개념 정도는 머리 속에 담고 있어야 한다는 평소 지론에 여지가 없는 것을 확인, 이를 강조하기 위해 '전략 PR : 핵심은 분위기다'를 애써 골랐다. A광역시의 경우를 보자. 선거는 구도 70, 인물 30이라고 흔히 말한다. 이번 선거는 구도가 워낙 일방적이었기에 20명 넘는 자치단체장(구청장)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모두 낙승한 가운데 B선거구에서 딱 한 명의 후보 C만 당선되지 못했다. C가 스스로 설정한 컨셉('봉이 김선달=재주꾼' 식으로 딱 한 단어의 인식)과 메시지(공약)가 유권자들의 표심과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졌기 때문이다. 선거공보를 보는 순간 누구라도 필자의 견해에 동의하리라 확신한다. 반면 질 것이 뻔하다 예측됐던 경쟁 후보 D는 '행정전문가' 컨셉에 유권자들의 피부에 파고 드는 실용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값진 당선을 얻어냈다.

E선거구의 경우를 보자. 당선된 F후보가 제시한 컨셉은 '든든한 경제구청장'이었고 핵심 메시지는 '지역경제 살리기'였다. 반면 경쟁 후보 G는 '일 잘하는 엄마 구청장' 컨셉에 '유치원, 학교 업그레이드'를 핵심 메시지로 던졌다. 이들 학부모 유권자는 아무리 넓게 잡아도 전체 유권자의 50%에 못 미친다. 반면 돈이 도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유권자면 누구나 공감할 메시지다. 당신이 출마했다면 50% 표밭(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는가, 100%에서 보겠는가? G후보는 목표(Target) 시장 설정과 포지셔닝에서 실패했다. 구도가 대등했다 하더라도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말 나온 김에 선거 전문가들은 후보의 메시지는 반드시 '단무지'일 것을 주문한다. '단순, 무식, 지속'이다. 이 또한 PR 방법론의 기본이다. 기왕에 당선된 사람들은 재임기간 동안 '일은 잘하나 품성 나쁜 사람, 일은 못하나 품성 좋은 사람, 일도 못하고 품성도 나쁜 사람, 일도 잘하고 품성도 좋은 사람' 중에 하나의 컨셉으로 정리돼 재선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를 PR 전문용어로 '평판관리'라고 한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이 PR이론을 탐구하지 않았어도 사회적 훈련을 통해 이미 PR 마인드는 갖추고 있다. '선전'을 어떻게 하는지 대충 알고 있고, 동네 식당 사장도 '피아루'를 알기에 유명인의 사인장도 벽에 붙이고, 세칭 '대박'을 위해 TV프로그램 노출에도 기를 쓰는 것이다. 대학입시나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나 창업용 사업제안서 역시 PR 마인드의 강약에 따라 품질이 확연히 달라진다.

저자 혼다 데쓰야는 일본에서 내로라 하는 PR전문가다. 그가 제시하는 전략 PR의 핵심인 '분위기'는 '어떤 상품이나 브랜드나 기업에 대한 세상의 견해와 평가'를 말한다. 사회적 분위기가 포괄적으로 좋게, 우호적으로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PR이 갖고 있는 기술이자 힘이다. PR은 배워서 남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살을 찌게 하는 보약인 것이다.

◇전략 PR : 핵심은 분위기다 / 혼다 데쓰야 지음 /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펴냄 / 1만3000원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