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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마운트곡스?" 빗썸 해킹에 암호화폐 거래업계 '당혹'

믿을 수 없는 '자율규제'에 투자자 성토…정부의 업계불신 커질 듯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8-06-20 11:27 송고
 © News1 이재명 기자
 © News1 이재명 기자

빗썸이 해킹으로 350억원의 암호화폐를 탈취당하자,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빗썸과 업비트 등 국내 암호화폐 거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리플 등 주요 암호화폐 대부분 전일대비 4% 이상 급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20위권 내 주요 암호화폐 중 전일대비 가격이 상승한 암호화폐는 단 1종도 없다.

특히 빗썸은 최근 해킹으로 400억원을 탈취당한 코인레일과 달리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거래액 기준 5위안에 드는 대형 거래사이트인데다, 나름 자체 보안 매뉴얼과 관련인력까지 갖춘 상태여서 자칫 4년전 '마운트곡스 해킹 사건'처럼 시장 전체에 불신이 깊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사실 빗썸은 지난 5월 "제1금융권 수준의 보안서비스를 구축했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전체 인력의 5%를 IT 전문인력으로, IT인력의 5%를 정보보호전담 인력으로, 전체 예산의 7%를 정보보호에 사용하도록 권고한 전자금융감독규정을 업계 최초로 따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해킹 사건으로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업계 전체의 불신도 더욱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해킹 방식 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보안을 강조해온 대형거래사이트까지 털린 만큼 투자자들 대부분 "믿을 곳이 없다"고 토로한다. 
30대 투자자 A씨는 "빗썸은 중소규모로 운영되던 지난해에 이미 한번 해킹을 당했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준비했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 믿고 거래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어떤 거래사이트도 믿지 않고 자체 지갑에 보관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거래사이트 업계가 자발적으로 만든 '자율규제'의 동력도 크게 저하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 1월 거래사이트업계는 한국블록체인협회를 만들고 고객자산-회사자산 분리보관, 오프라인민원센터 설치, 보유자산의 70% 콜드월렛 의무보관 등을 담은 자율규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업체들이 이를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데다,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업을 여전히 온라인상품거래의 하나로 보고 있어, 자율규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업계의 '맏형'이 해킹을 당한 만큼,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업계를 더욱 불신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검찰이 업비트와 코인원 등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외에도 블록체인 기반의 자금모집(ICO)을 진행한 기업들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시장에 더 날선 잣대를 들이댈 공산도 크다. 

거래업계 관계자는 "업계 스스로 정한 자율규제안을 실제로 따르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큰 상황에서, 업계의 대표격인 빗썸이 해킹을 당한 만큼 자율규제의 동력까지도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며 "코인레일 해킹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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