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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엄용수 "故 김태호 착실했던 동료, 사망 소식 허망해"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8-06-19 18:09 송고 | 2018-06-19 18:44 최종수정
김태호 블로그 © News1
김태호 블로그 © News1
대한민국코미디언협회 회장이자 방송인인 엄용수가 군산 화재 사건으로 사망한 개그맨 김태호(51)의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엄용수는 김태호를 비롯해 대다수의 방송인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

19일 김태호가 군산 유흥주점 화재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17일 이 모씨가 전북 군산시 장미동 한 유흥주점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이 화재사고로 인해 3명이 숨졌고, 김태호는 이 사망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엄용수는 19일 뉴스1과 통화에서 김태호를 착실했던 동료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김태호와는 활동시기가 차이가 있어서 깊은 친분을 가진 사이는 아니었다. 희극인실에서 몇 번 봤는데 착실한 친구였다. 내가 연예인노조 코미디지부장을 할 때 총무국장을 부탁했던 적이 있다. 이후에는 각자 바쁘게 살면서 한동안 못 봤는데 오늘(19일) 사고 소식을 듣게 됐다. 신뢰하던 후배였는데 안타깝고 허망하다"고 했다.

엄용수는 김태호의 비보에 협회 차원, 제도적인 차원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코미디언협회 소속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 서로 잘 모른다. 수백 명의 코미디언이 있지만 실제로 방송에서 활약하는 사람은 100여 명 정도다. 그마저도 방송사 별로 나뉘어져 있으니 방송 활동을 안 하면 서로 어떻게 사는지, 무슨 일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고 했다. 이번 김태호의 부고도 사고가 있은지 이틀이 지나 코미디언협회에서 알게 됐다고.

엄용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방송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주도해서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소위 말해 잘 '나가고' 돈이 많은 스타들은 그런 제도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러나 방송에는 스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타의 뒤에 있는 엑스트라도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받쳐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 중에는 몇 백 만원의 장례비도 없는 동료들이 많다"고 했다.

김태호의 장례비용도 가족이나 협회에서 내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엄용수는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엄용수는 "이런 일에 대처할 매뉴얼이 없다. 위로금도, 장례 지원절차도 없다. 그저 부고 소식을 선후배들에게 널리 알려서 성금을 받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예인' '방송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화려해보이지만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많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방송업 종사자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연예인 노조, 협회에서 이런 제도를 만들기 위해 많이 애를 쓰는데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태호는 지난 1991년 KBS 공채 8개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며 최근에는 행사 전문 MC로 활약해왔다. 빈소는 성남중앙병원에 마련됐다.  21일 오전 발인 예정이다.


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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