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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車전장 속도내는 JY, '스피드 투자'로 위기 돌파

[위기의 삼성③]'포스트 반도체' 인공지능·전장사업 투자 본격화
이재용 석방 후 "미래 먹거리 찾겠다" 세차례 해외출장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8-06-21 10:02 송고 | 2018-06-29 16:31 최종수정
편집자주 삼성 안팎에서 똬리를 튼 '위기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 호황'에 연이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설적이다. 그룹 전체적으론 삼성전자, 전자 내부에선 반도체 부문의 '쏠림·착시' 현상이 위기론의 실체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문은 '제조 굴기'를 천명한 중국 정부와 제조업체의 협공에 처해 있다. 지난 1년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인공지능(AI)과 자동차 전장사업 등 새 먹거리 발굴에 올인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삼성이 직면한 리스크와 위기 해법을 진단해 본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반도체 초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의 변곡점에 섰다. 내부에선 '위기론'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년여 경영 공백 기간 AI 사업의 선제적 투자를 못 했다는 위기의식이다. 이 부회장 석방 이후 삼성전자의 AI 투자 속도전을 추동한 배경이다. 재계에서도 삼성 특유의 '스피드경영'과 공격적인 투자만이 경영시계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아마존과 구글 등의 기존 AI 서비스와 협력하는 대신 '빅스비'로 독자노선을 택했다. 승부수를 띄워야만 하는 상황이어서 마음이 급해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석방 이후 세 차례 해외 출장길에 올라 AI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AI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과 연구소 등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퀀텀점프' 전략을 짰다. 하지만 최종 투자결정을 내릴 이 부회장의 부재로 몇 차례 인수합병(M&A) 기회를 놓쳤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삼성이 눈독들이던 AI 기업이나 연구소를 다른 IT기업이 가져가 경쟁력을 키우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가 AI 분야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M&A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최근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세바스찬 승(H.Sebastian Seung) 교수와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다니엘 리(Daniel D.Lee) 교수 등을 부사장급으로 파격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노벨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AI 분야에서 저명한 세바스찬 승 교수 영입을 위해 몇 년간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이례적으로 교수 겸직을 허락한 것도 영입 전략의 일환이었다. 세바스찬 승 교수의 합류로 그와 친분이 두터운 다니엘 리 교수도 한 번에 스카우트했다.  

삼성전자가 인재 확보에 나선 이유는 차세대 먹거리인 AI 분야 내부 전문가가 경쟁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AI 전문가 인사 풀(pool)은 가지고 있지만, 다른 글로벌 IT기업에 뺏기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러시아·캐나다 등 5개 지역을 글로벌 AI 연구 거점으로 삼고 오는 2020년까지 대대적인 AI 인력을 확보하기로 한 배경이다. 

실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는 올초 MS(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AI 분야 석학인 래리 헥 박사를 영입했다. 지난달 개소한 영국 AI센터에는 MS의 대표적 AI 전문가로 꼽힌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가 합류했다. AI 기반 감정인식 연구로 유명한 마야 팬틱(Maja Pantić)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도 영입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삼성전자는 AI 연구 인력을 충분히 확충할 경우 세계 1위 제조기업의 압도적인 글로벌 점유율을 바탕으로 전세 역전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소프트웨어 기업인 아마존, 구글과 달리, 삼성전자는 매년 5억대의 스마트폰·TV 등 완제품을 파는 하드웨어 기업이기도 하다. 글로벌 IT기업들이 갖지 못한 '디바이스(device)' 기반 경쟁력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스마트폰, TV, 냉장고 등 생활가전과 하만의 자동차 전자장비에 독자 AI 플랫폼인 '빅스비'를 탑재하기로 했다. 유통기업에서 IT기업으로 변신한 아마존의 '알렉사'나 구글의 '어시스턴트'와 태생부터 다르다는 점을 전략으로 내세운 셈이다. AI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는 '디바이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생각이다. AI 소프트웨어 역량만 확충하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장사업 확대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16년 9조원을 들여 세계적 전장기업인 미국 하만을 인수했다. 이 부회장의 관심도 AI뿐 아니라 전장을 향해 있다. 지난 5월 중국 출장 기간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업체인 비야디(BYD) 왕추안푸 회장을 만났다. 일본에선 자동차 부품전문업체 야자키의 경영진과도 회동했다.

평소 자동차와 전장사업에 애정이 강한 이 부회장은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인 이탈리아 '엑소르(Exor)'의 사외이사로도 5년여간 활동했다. 그러면서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현재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 건은 보류된 상태지만, 다시 M&A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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