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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중국의 부상과 그에 대한 미국의 두려움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6-17 07:30 송고 | 2018-06-18 12:04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미국이 15일 중국산 첨단제품에 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중국도 이에 대한 보복 관세를 매기는 등 다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중국의 '부상'과 이에 대한 미국의 '두려움'이다. 이른바 ‘투키디데스 함정’이다. 이는 아테네 출신의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처음 주장한 것으로, 급부상한 신흥 세력이 기존의 세력 판도를 흔들면서 결국 기존 강대국과 무력충돌을 한다는 이론이다.

최근 신흥세력(중국)의 급부상에 기존세력(미국)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미국은 아직까지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0조달러 대 14조달러로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구매력을 기준으로 하는 실질 GDP는 이미 중국에게 추월당했다.(실질 GDP는 중국이 23조 달러-미국이 19조 달러, 2018년 IMF 기준)

중국의 부상으로 ‘패닉’에 빠진 미국은 비이성적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관세 부과가 대표적이다. 관세부과로 미국의 대중무역적자를 완화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너무 크다. 미국의 물가상승을 불러와 미국의 경제를 망가트리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과 세계화로 인해 미국의 직업을 중국 등 제3세계에 빼앗겼다고 주장하지만 완벽한 난센스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3.8%로, 2000년래 최저다. 미국이 직업을 중국 등에 뺏긴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공해산업만 뺏겼다. 미국은 공해산업의 일자리를 중국 등으로 이전한 대신 공해 없는 IT 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 사실상의 완전고용을 달성하고 있다.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최대 수혜자가 미국인 것이다. 미국은 아웃소싱으로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었고, 중국의 싼 제품을 수입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이 없는 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등 개도국은 ‘임금’이란 약간의 떡고물만 따먹었을 뿐이다.

그런 미국이 자유무역 질서를 무너트리려 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으로 두려움에 빠진 나머지 제정신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양국의 충돌이 전쟁으로 이어질까? 미국과 중국이 실제 전쟁을 벌일 확률은 거의 없다. 서로가 핵무기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공멸이다.

실제 전투를 벌일 수 없는 미중은 전투 대신 무역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 도전했던 신흥세력이 소련이었다. 미소도 서로에게 핵무기를 겨누고 있었다. 그래서 생긴 것이 이른바 ‘냉전’이다. 전쟁 이외의 모든 분야에서 양국은 경쟁을 벌였다. 소련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먹여가면서까지 미소 스포츠 전쟁에서 승리하려 발버둥을 쳤다.

◇ 그러면 누가 승리할까? 중국이 승리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사람에 비유해 보자. 미국은 성인이다. 따라서 성장판이 거의 닫혔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도 성장판이 활짝 열려있는 청소년이다. 중국이 미국을 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 한 가지 방법이 있긴 있다. 중국을 갈가리 찢어 놓는 것이다. 만약 영국이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의 지원요청을 받아들여 미국 내전에 개입했다면 지금의 미국은 없었을 것이다. 미국이 남미와 북미로 갈려 남북한처럼 대치하고 있다면 영국은 제해권과 안정적인 캐나다를 바탕으로 지금도 세계를 지배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영국은 실기했다. 미국을 분열시켜 힘을 빼놓을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후 영국은 영어를 쓰고, 기독교를 믿는 민족이 계속해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며 애써 자위하고 있다.

1950년대 영국의 총리를 지냈던 해럴드 맥밀런은 “미국은 새로운 로마제국이다. 우리 영국은 옛날 그리스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에게 제국을 운영하는 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중국이 미국처럼 되지 않게 하려면 분열시켜야 한다. 소수민족 독립 등 중국을 분열시켜 베이징이 국내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급급하게 만들면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일을 지연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소수민족에 대해 역대 어느 왕조보다 더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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