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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북방의 길 다시 이어지길'…길 떠나는 여인들

여인, 소와 말, 반인반수 행렬…한애규 '푸른길' 전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8-06-17 07:02 송고
한애규 '푸른길' 전시전경© News1
한애규 '푸른길' 전시전경© News1

동글동글 항아리를 연상시키는 여인들의 긴 행렬. 그 뒤를 소와 말을 이끌고 신화 속에 등장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 여인들도 따라나섰다.
테라코타 작업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한애규 작가(65)의 신작 '푸른길'이다.

도예를 전공한 한애규는 1980년대부터 꾸준히 흙을 가지고 여성과 여성의 삶에 대해 표현해왔다. 그의 작품에 등장한 여인들은 하나같이 풍만한 몸매에 튼튼한 다리를 가진 모습으로, 질박하면서도 푸근하다.

이번 전시 작품에는 한반도의 분단으로 끊어진 북방으로의 길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겼다. 작가는 한반도가 분단되기 전 북방으로 열린 길을 통해 사람과 동물, 문화가 교류했던 과거의 행렬을 상상 속에서 전시장으로 끄집어냈다.

특히 테라코타 조각들의 눈과 발바닥 등에 칠해진 푸른색 유약들은 인류 문명의 교류가 진행된 길 위에 존재했던 생명의 근원인 '물의 흔적'을 상징한다.
1층 전시실에는 지나간 문명의 흔적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지금은 폐허로 남아있지만 찬란했던 한 시대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품 '흔적들'이 흩어져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을 둘러보다 과거의 흔적들 위에 앉아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이정진 큐레이터는 "작가는 이번 전시 '푸른길'에서 테라코타 조각을 통해 인류 문명의 교류가 진행됐던 길, 그 길 위에 존재했던 시간과 역사의 흔적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7월19일까지.

한애규 작품 '흔적들'© News1
한애규 작품 '흔적들'© News1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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