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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북미정상 만난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6-12 20:09 송고 | 2018-06-12 20:27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 AFP=뉴스1 © News1 

핵폐기의 시간표가 없는 점,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빠진 점 등으로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미 양국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앉은 것만으로도 성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합의가 너무 포괄적이며,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게 전부라면 암울하다"며 "비관론자 대다수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모호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소한 북한의 미사일 일부 폐기 등 뭔가 구체적인 조치를 받아낼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회담이 성과가 없었다는 주장의 주요 근거는 △ 한반도 종전선언이 불발된 점 △ 핵폐기의 시간표가 제시되지 않은 점 △ 합의문에 CVID가 빠진 점 등이다.

특히 CVID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북미는 공동합의문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이 북한에 강력하게 요구해온 CVID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확고하고(firm), 흔들림 없는(unwavering)’이란 표현이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합의문에 명기했다.

이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보다는 낮은 수준의 표현이다. 특히 CVID의 핵심은 '불가역적'이라는 단어다.

북한은 CVID라는 표현에 부담을 느꼈고, 이를 약간 톤 다운해 나온 표현이 ‘firm & unwavering’ 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이 너무 양보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문구가 합의문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행할 의지다. 1994년 제네바합의 당시 북미는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 경제 원조를 약속했다. 그러나 북미는 이를 지킬 의지가 없었다. 제네바합의는 결국 휴지조각이 됐다. 공동선언문의 단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행할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지난해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꼬마 로켓맨’이라 비아냥댔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꼬마 로켓맨’과 ‘늙다리 미치광이’가 한 자리에 앉았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진전이다.

핵폐기 시간표가 제시되고, 합의문에 CVID가 명기됐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막 태어난 아이에게 걸으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어떻게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다. 북미 평화 프로세스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결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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