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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청년들의 반란…'구의원 출마 프로젝트' 웃을까

"풀뿌리정치 바꾸자" 무소속 후보 4인 의기투합
마포·금천에 출마…"스스로도 결과가 궁금해요"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2018-06-13 06:00 송고 | 2018-06-13 07:13 최종수정
11일 저녁 퇴근길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는 차윤주 서울 마포구의원 후보.(차윤주 후보 제공)© News1
11일 저녁 퇴근길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는 차윤주 서울 마포구의원 후보.(차윤주 후보 제공)© News1

한 주민이 다가왔다. 물론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저 어제 사전투표 했어요. 꼭 (당선) 되셨으면 좋겠어요."

석 달전 예비후보로 등록해 처음 선거운동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그때는 명함 한장 건내기가 힘들었다. "동네 활동도 안 해본 새파란 것들이…." 어르신들에게 핀잔받기 일쑤였다.
13일 투표를 앞둔 지금은 지지자가 몰라보게 늘었다. 게다가 웃으며 '파이팅'까지 외쳐준다. '동네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니 여기 꼭 한 번 가보라'며 문자메시지도 알아서 날아온다. 12년 기자 생활을 그만 두고 서울시 마포구의원에 도전한 차윤주 무소속 후보(36·마포 나) 이야기다.

차 후보는 '구의원 출마 프로젝트'(구프) 소속이다. 전직 기자, 회사원, 학원강사 등 다양한 배경의 30대 젊은이들이 '풀뿌리정치를 바꿔보자'며 의기투합한 모임이다. 차 후보와 함께 '반란'에 나선 이들은 우정이(마포 아), 곽승희(금천 다), 김정은(마포 사) 후보다. 

'구프'가 조금씩 알려지자 기성 정당에서 후보 경선에 참여해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는 길이었다. 그러나 받아들일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러면 똑같아지는 거죠."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시민 삶과 밀접한 풀뿌리 정치는 바뀌지 않았다. 전·현직 지역 국회의원들이 후보를 내리꽂는 줄세우기의 장으로 전락한 구의원 선거판을 바꿔보자는 게 '구프'의 꿈이었다. 
물론 '구프' 역시 정당조직의 힘 없이 선거를 치르기란 쉽지 않았다. 선거캠프는 후보까지 합쳐 3~4명 수준이다. 선거비용을 대기도 쉽지않고 생계와 선거운동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후보도 있다. 시·구의원 선거는 서울시장, 구청장 선거에 휩쓸려가기 마련이라 눈에 띄기도 힘들다. 

하지만 차윤주 후보가 가장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한다. 일찌감치 직장을 그만 두고 '올인'했다. 예비후보 때부터 활동해 동네에 얼굴을 많이 알렸다. 시끄러운 유세차, 여럿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선거운동원 등 기존 정당 후보들의 관성적인 선거운동 방식에 기대지 않고 골목 골목을 발로 뛰었다. 기성정당 후보가 공천갈등으로 따로 출마한 '구도'도 해볼만 한 편이다. 2등까지 당선되는 구의원 선거이기 때문에 일단 '2등 전략'에 승부를 건다. 서울시에서 가장 작은 선거구라 약 3000표면 당선 가능하다고 한다.

차 후보는 "결과가 어떨지 스스로도 무척 궁금하다"며 "유권자들이 내 생활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선 작은 단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책임인 참정권을 잘 행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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