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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증산요청 정신나간 일…OPEC, 수용 않을 것"

(런던 로이터=뉴스1) 양재상 기자 | 2018-06-08 23:47 송고 | 2018-06-08 23:50 최종수정
이란 페르시아만의 석유생산시설.©로이터=News1
이란 페르시아만의 석유생산시설.©로이터=News1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증산을 요청한 미국의 행동을 강력 비난했다. 이란은 "놀랍고 정신나간 일"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사우디의 최대 라이벌인 이란은 OPEC 회의에서 꾸준히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OPEC의 감산 정책 참여를 거부하기도 했다. 당시 이란은 핵협정 체결 이후 제재 완화 국면에 접어들어 증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이란에 '최대 수준'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OPEC 회원국 중 사우디와 이라크 다음가는 최대 산유국이다.

후세인 카젬푸르 아르데빌리 OPEC 이란대표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불법 제재를 가하고 사우디에 증산을 요청해 감소분을 메우게 하려는 미국의 행동은 놀랍고 정신나간 일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OPEC 때문에 유가가 부자연스러운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지난 5일에는 미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사우디 및 일부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에게 원유생산 확대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핵협정 체결 당시 서명에 참여했던 유럽 국가들은 이번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이란 내 자국기업이 미국의 제재에 휘말리지 않도록 보호해달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제재 발표 당시 180일 유예기간을 뒀다. 이에 따르면, 유예기간은 오는 11월4일 끝난다. 그러나 다수의 유럽 정유업체들은 이미 이란 석유 매입량을 줄이고 있다.

한편 카젬푸르 대표는 OPEC이 미국의 증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가는 미국의 이란 및 베네수엘라 제재 여파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제재하더라도, OPEC은 미국의 계획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란을 압박했지만, 당시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까지 올랐다"고 덧붙였다. 유가가 상승하면 휘발유 가격도 함께 올라 드라이빙 시즌에 접어든 미국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OPEC은 1960년 창설된 이래 회원국들이 공조관계를 유지해 왔다. 의견차가 있거나 심지어 전쟁 중에도 공조는 계속됐다. 카젬푸르 대표는 OPEC이 미국의 요청에 반발해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OPEC은 미국의 모욕적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산유국들이 공조해온 약 60년의 역사를 무시하는 건 모욕적인 처사"라며 "상생해야 한다. 지리적 여건을 바꿀 수는 없지만, 더 나은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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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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