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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은' 데이터센터, 바닷속에 넣어버린 MS

스코틀랜드 오크니섬 인근 바다에 데이터센터 구축
해저 데이터센터 연구 프로젝트 '나틱' 2단계 진입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18-06-08 07:00 송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나틱'의 팀원들(MS 제공)© News1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나틱'의 팀원들(MS 제공)© News1

마이크로소프트(MS)가 늘 뜨거운 열을 내뿜는 데이터센터를 식히기 위해 통째로 바다 안에 집어넣는 황당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스코틀랜드 북부 오크니섬 인근 바닷속에 소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이 해저 데이터센터는 길이 12.2m, 너비 2.8m 크기의 원통형 컨테이너 형태로, 안에는 864개 서버와 영화 500만편을 저장할 수 있는 27.6 페타바이트(PB) 용량의 저장장치가 들어있다. 센터에 연결된 해저 케이블은 현지에서 풍력과 태양열, 조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고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

'나틱'(Projcet Natick)이란 이름의 이번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MS는 해저 데이터센터의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앞서 나틱 프로젝트팀은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 인근 해안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고 100일 이상 테스트한 바 있다.

첫 번째 테스트가 해저 데이터센터의 운영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후속 테스트는 경제적으로 실용성이 있는지 등을 점검해 실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계획이다.
MS가 이렇게 무모한 도전을 하는 이유는 그만큼 데이터센터의 입지가 사업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온라인상에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모아두는 시설로, 정보기술(IT)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과 SNS 등의 활성화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특히 MS가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는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더 많은 데이터센터 설립을 필요로 하고 있다.

보통 데이터센터 안에는 수백~수천 개의 서버가 24시간 작동하며 막대한 전력을 사용한다. 특히 밀집된 하드웨어가 내뿜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이 센터 운영의 핵심으로 꼽힌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냉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극에 가까운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MS는 아예 천연 냉장고인 바닷속에 데이터센터를 집어 넣는 데 도전했다.

MS는 해저 데이터센터가 자연 환경을 통해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풍력이나 조력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구축한 데이터센터는 유지보수 없이 최대 5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앞으로 한 번에 20년 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게 목표다. 또 수명이 지나면 내부 장비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재활용 할 수 있다.

해저 데이터센터는 육상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세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부지 매입이나 허가 등의 문제에서 자유롭고, 90일이면 구축할 수 있어 비용도 절감된다. MS는 앞으로 해저 데이터센터가 상용화될 경우 해안에 있는 주요 도시에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S 측은 "전 세계인의 절반이 해안 근처 200㎞ 안에 산다"며 "데이터센터의 접근성이 높아지면 고객들이 인터넷 대기시간이 줄고 응답률이 높아지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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