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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대물림 안한다"…'세습경영' 거부하는 벤처갑부들

이해진-김범수-김정주-방준혁, 대기업 오너들 새 행보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8-05-29 18:44 송고 | 2018-05-29 22:34 최종수정
국내 인터넷 기업 중 대기업으로 지정된 네이버·넥슨·카카오·넷마블의 창업주들. (왼쪽부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김정주 NXC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괄,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 News1
국내 인터넷 기업 중 대기업으로 지정된 네이버·넥슨·카카오·넷마블의 창업주들. (왼쪽부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김정주 NXC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괄,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 News1

이해진, 김정주, 김범수, 방준혁 등 벤처출신 대기업 오너들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세습경영'의 고리를 끊고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면서 창업자들의 새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29일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날 김 대표는 자료를 통해 "자녀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을 것"이라며 "1000억원을 기부를 통해 사회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투명하고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앞으로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주 대표(51)는 '벤처갑부'다. 그가 지난 1994년 창업한 넥슨은 현재 국내자산 5조원이 넘어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돼 있다. 한마디로 대기업이라는 얘기다. 넥슨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4000억원으로, 게임업계 1위다. 

이런 넥슨의 지분 40%를 보유한 지주사가 NXC다. 김정주 대표는 NXC 지분을 67.5% 보유하고 있다. 포브스 분석에 따르면 5월 기준 김정주의 재산은 약 6조1383억원으로 추산된다. 1년 사이에 3조원이 늘었다.

그런 그가 2세 승계를 거부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올초 이정헌 대표를 새 경영자로 선임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이정헌 대표는 넥슨 공채 출신으로 김 대표 일가와 전혀 무관한 인물이다.
공채 출신은 아니지만 인수합병(M&A)한 회사의 직원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까지 오른 경우도 있다. 바로 네이버다. 이해진 창업자(52)는 지난해 5월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이사회 의장직에서 글로벌투자총괄(CGO)직으로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엠파스 출신의 한성숙 수석부사장을 대표자리에 앉혔다. 

일각에서는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총수' 지정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지만 '2세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뒀다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 때부터 'CEO 승계프로그램'이라는 사내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대표를 선임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으로 지정된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53)과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51)도 평소 지인들에게 '2세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내부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의장의 자녀는 20대여서 승계 가능한 연령이지만 내부적으로 자녀에 대해 전혀 알려지지 않아 승계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과 비슷한 연령대의 자녀를 두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의 이준호 회장은 지난 2016년 자녀들에게 600억원 규모의 회사 지분을 물려줬다. 

넷마블 창업주 방준혁 이사회 의장도 2세 승계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앞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넷마블 내부사정에 정통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방 의장이 2세 승계에 대해 거부감이 커,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겠다는 게 내부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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