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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분처럼 써야할 90분, '평가'할 평가전은 더 이상 없다

축구대표팀, 28일 오후 8시 대구서 온두라스와 평가전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05-28 06:30 송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청용(오른)이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18.5.2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청용(오른)이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18.5.2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잇따라 발생한 주축들의 부상과 함께 머리가 복잡해진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소집 첫날이던 지난 21일 파주NFC에서 "일단 내가 플랜A로 세워두었던 4-4-2 포메이션은 전면 수정되지 않을까 싶다"는 뜻을 전했다. 김민재, 권창훈, 이근호 등 중요하게 활용하려 했던 카드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토로였다.
신 감독은 "내 머리 속에 있는 구상을 빨리 선수들에게 옮겨놓고 조직력을 극대화 시켜야한다"는 말로 지금까지 준비해 온 '틀'이 수정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월드컵 개막(6월14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변화는 부담스러우나 그렇다고 적임자 없는 허술한 전술을 들고 나갈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다가오는 온두라스전은 그렇게 단행한 변화를 실전에서 점검할 유일하다 싶은 기회다. 이 경기에서 신 감독은 새로운 전술도 구현해야하고 동시에 뉴 페이스에 대한 저울질도 마쳐야한다. 시간은 없는데 할 일은 많다. 90분을 900분처럼 알차게 써야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를 상대로 평가전을 갖는다. 본선 2차전 상대인 멕시코를 염두에 두고 선택한 스파링 파트너인데, 지금은 '가상의 상대'에 대한 적응보다 내부 교통정리가 더 우선인 경기가 됐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전과 6월1일 전주에서 열리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통해 최종 엔트리 23인을 추린다는 계획이었다. 요컨대 국내 평가전은 애초부터 테스트 성격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셈이 이렇게 복잡해질 줄은 몰랐다.
일단 온두라스전에서 지금의 혼돈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은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장도에 오르는 출정식 경기이기도 하다. 월드컵 분위기 조성과 팀 내 사기를 고려할 때 보스니아전은 결과도 중요하기에, 교통정리는 온두라스전에서 끝내야한다. 냉정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여러 정황상 베스트 멤버보다는 '확인'이 필요한 인물들이 대거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처음으로 호출된 이승우, 문선민, 오반석 등 새 얼굴들은 물론이고 기존 인물이라고는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경기력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청용, 구자철, 김영권 등 봐야할 이들이 적잖다. 입지가 애매한 윤영선, 정승현, 홍철, 권경원, 주세종 등도 있다.

기성용, 이재성, 장현수 등 확실한 주전급들이 피로누적과 컨디션 난조로 좀 더 충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변화의 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둔 27일 공식회견에서 "온두라스전은 기성용, 이재성, 장현수, 김진수 없이 치른다"고 못을 박았다. 출정식인 보스니아전에 힘을 더 주겠다고 판단한다면 손흥민의 출전시간도 조정될 여지가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18.5.2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18.5.2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신태용 감독은 "앞으로 남은 평가전에서 대표팀의 모습이 100%가 아닐 수 있다. 중요한 것은 6월18일 열리는 스웨덴과의 조별예선 1차전이다. 그때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 중"이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팬들에게 전한 당부인데, 감독 자신과 선수들도 가슴에 새겨야할 자세다.

신 감독은 공식회견에서 "내일 경기는 개개인 능력을 살피고 그들이 코치들의 주문을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 중점을 두려 한다"고 포인트를 설명했다. 3명을 추려낼 마지막 옥석가리기 무대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역시 전체적인 방점은 '실험'에 찍는 분위기다.

중요한 것은 본선이고 그 본고사에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모의고사를 모의고사답게 충실히 치러야한다. 지금은 요행으로 한 문제 더 맞추는 것보다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채울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게 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온두라스는 아주 중요한 시험대다.

6월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부터는 실전모드다. 이제 더 이상 '평가'할 수 있는 평가전은 없다는 생각으로 온두라스전에 임해야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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