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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침체라는데 분양시장만 유독 뜨거운 이유

서울 신규 아파트 초기 계약률 100%
불확실한 주택시장 대신 안전자산인 새 아파트 쏠림↑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18-05-24 05:00 송고
이달 초 분양한 서울의 한 신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방문객들이 몰린 모습.© News1
이달 초 분양한 서울의 한 신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방문객들이 몰린 모습.© News1

서울 아파트 초기계약률이 100%를 기록했다. 분양시장의 열기가 청약경쟁률 뿐만 아니라 실제 계약 성적에서도 확연히 입증된 것이다.

재건축 부담금 폭탄 등 잇따른 규제 여파로 기존 주택시장은 침체가 심화되는 반면 신규 분양시장은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 지역 민간 분양 아파트의 평균 초기계약률(또는 초기분양률)은 100%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초기계약률은 지난해 4분기에도 99.2%를 기록, 높은 수준을 보였으나 올해 0.8%포인트(p) 추가 상승하면서 100%를 채웠다.

초기계약률이란 아파트 분양개시일 이후 3~6개월 사이의 계약률을 의미한다. 초기계약률이 100%를 기록했다는 것은 분양물량이 단기간에 남김없이 '완판'(완전판매)됐다는 것이다. 

청약경쟁률은 '일단 청약접수를 넣고 보자'는 식의 허수 지원이 많아 다소 왜곡이 있지만 초기계약률은 실제 계약까지 이뤄진 비율을 나타내기 때문에 분양성적과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분양시장의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청약에 당첨만 되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약을 하려는 분위기"라며 "정부의 청약, 대출 규제로 분양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허수 지원도 줄어 초기계약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주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으로의 쏠림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기존 주택시장은 집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신규 분양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신규 아파트의 경우 정부의 고분양가 제한으로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시세차익이 가능하고 집값을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길게 나눠서 내 비용부담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 등 입지 좋은 곳은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순위 내 청약에서 마감되는 사업장 수도 예년에 비해 늘었다. 특히 서울은 올해 총 11개 단지가 분양했는데(금융결제원 기준) 모든 단지가 순위 내에서 마감되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의 부동산중계업소 밀집상가에 급매물을 알리는 게시물이 빼곡히 붙어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영향으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800건(신고일 기준)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기간(1만194건)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8.5.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의 부동산중계업소 밀집상가에 급매물을 알리는 게시물이 빼곡히 붙어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영향으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800건(신고일 기준)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기간(1만194건)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8.5.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반면 기존 주택시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부담금 폭탄, 보유세 인상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실종됐고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2일 기준 총 3800건을 기록 중이다. 하루 평균 173건으로 지난해 5월 일평균 거래량(329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거래가 급감하면서 가격도 내리막을 타고 있다. 한국감정원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3월 말부터 8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 중이다. 서울 집값을 견인했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도 최근 6주 연속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앞으로 보유세 인상까지 예고하는 등 주택시장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기존 주택시장과 분양시장이 따로 노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분양시장의 인기는 기존 주택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각종 규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보수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보유세 인상, 금리인상 등이 아직 남아있어 당분간 분양시장과 매매시장은 움직임을 달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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