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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계 美 문학 거장' 필립 로스, 향년 85세로 타계

유대계 미국인 삶 집중 탐구한 작품으로 주목
가디언 "악명으로 시작해 권위로 마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18-05-23 16:56 송고 | 2018-05-23 16:57 최종수정
2011년 필립 로스의 모습 <자료사진> © AFP=뉴스1
2011년 필립 로스의 모습 <자료사진> © AFP=뉴스1

'미국의 목가'로 지난 1998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현대문학 거장 필립 로스가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소재 한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향년 85세.

사인은 울혈성 심부전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로스에 대해 "유대인이자 작가, 남성으로서 미국인들의 삶이 어떤지 탐구했던 작가"라고 표현했다.

로스는 1959년 '굿바이, 콜럼버스'부터 2010년 '네메시스'까지 30여편의 작품을 저술한 다작(多作) 소설가로, 현대사 속 유대계 미국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많은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로스는 1933년 미국 뉴저지의 한 유대인 가정에서 2남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자신의 삶을 등장인물에 그대로 투영,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자기고백적 소설을 주로 썼다.

그는 자신을 닮은 네이선 주커먼이라는 소설가를 '남자로서의 나의 삶', '유령작가' '주커먼 언바운드' '해부학 강의'에 등장시켜 미국 현대사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탐구했다.

가디언은 "로스의 작가 경력은 악명(notoriety)으로 시작했지만 권위(authority)로 끝났다"고 그의 삶을 표현하기도 했다.

논란이 됐던 작품은 1969년작 '포트노이의 불평'이다. 이 작품은 유대계 미국인 변호사가 소년시절 엄격한 유대교 규율과 극단적인 청결을 강요하는 가정 분위기에 반항해 자위행위에 병적으로 집착, 결국 정신과 상담을 받는 내용이 담겼다.

1990년대 들어서는 '미국의 목가'와 '나는 공산주의와 결혼했다' '휴먼 스테인' 등을 통해 미국 사회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집중 조명, 미국 현대문학 거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로스는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 프란츠 카프카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등을 수상하는 등 상복이 많았지만 유독 노벨 문학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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