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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은 잠실5단지 설계당선작…조합원들 '의견분분'

"무난하다, 서둘러야" vs "차별성 없고 기대 못미쳐"
6월초 조합총회서 최종설계안 결정…결과에 촉각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18-05-22 05:30 송고
1등 최종 당선작인 조성룡 도시건축 대표의 작품.(잠실5단지 조합 총회자료)© News1
1등 최종 당선작인 조성룡 도시건축 대표의 작품.(잠실5단지 조합 총회자료)© News1

장기간 베일에 가려졌던 서울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재건축 설계공모 당선작이 공개되면서 선정 결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잠실5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2018년 정기총회' 안내 책자를 통해 국제설계 현상공모 당선작을 공개했다. 일부 조합원들이 이를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온라인상에서도 공유됐다.
잠실5단지 설계공모 당선작은 당초 지난 3월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공모를 진행한 서울시가 갑작스레 비공개 전환하면서 장기간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공개를 미룬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감도가 공개되면 집값이 오를 것 등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최종 당선작은 국내 유명 건축가인 조성룡 도시건축 대표의 작품이 선정됐다. 조성룡 대표는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와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선유도공원' 등을 설계한 건축가다.

최종 당선작은 송파대로와 접한 잠실역 인근에 50층 초고층 복합단지를 배치하고 올림픽로와 접한 면에 커뮤니티 호텔과 중고층 아파트, 판매시설 등을 배치했다. 잠실역 모서리 부분에는 선큰(sunken)광장이 적용됐다. 각각의 건물들은 직각 반듯한 형태로 설계됐다.
2등 당선작인 운생동 건축사무소의 설계안(왼쪽)과 3등 당선작인 MMK플러스 건축사무소의 작품.© News1
2등 당선작인 운생동 건축사무소의 설계안(왼쪽)과 3등 당선작인 MMK플러스 건축사무소의 작품.© News1

2등 당선작은 운생동 건축사무소의 장윤규 건축가의 작품이 뽑혔다. 잠실역 모서리 부분에 대형 녹지공원을 조성하고 올림픽로와 접한 면에 초고층 건물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3등 당선작도 국내 건축가인 MMK플러스 건축사무소의 맹필수 건축가의 작품이 선정됐다. 잠실역 코너에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배치하고 올림픽로 인근에 고층건물 4개동, 송파대로 쪽에 중고층건물 2개동을 배치했다.

4등과 5등 당선작은 외국 건축가의 작품이 차지했다.

4등 당선작은 네덜란드 정부 수석 건축가 출신인 프리츠 반 동겐의 작품이다. 단지의 랜드마크인 고층건물들을 국내 작품과 다르게 곡선으로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5등 당선작은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의 작품이 선정됐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유명 건축가다. 올림픽로와 송파대로 변에 배치되는 초고층 건물을 인근에 위치한 롯데월드 타워와 비슷한 형상으로 유려하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당선작이 공개되자 서울시의 선정 기준을 놓고 조합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뉘는 분위기다.

4등 당선작인 네덜란드 정부 수석 건축가 출신인 프리츠 반 동겐의 작품(왼쪽)과 5등작인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의 작품.© News1
4등 당선작인 네덜란드 정부 수석 건축가 출신인 프리츠 반 동겐의 작품(왼쪽)과 5등작인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의 작품.© News1

특히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잠실5단지에 차별화된 디자인을 도입해야 한다던 서울시의 그동안의 주장과 달리 최종 당선작이 네모 반듯하게 설계돼 별다른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지적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최종 당선작을 수정하거나 아예 최종당선작을 거부하고 차순위 작품 중에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반면 재건축사업은 속도가 생명인 만큼 일단 최종 당선작을 받아들이고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어 의견을 수렴하는데 진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역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 처음으로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한 것이고 투입된 비용도 적지 않다보니 기대가 컸던게 사실"이라며 "무난하게 받아들이는 조합원도 있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의 목소리도 큰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잠실5단지 조합은 다음 달 2일 정기총회를 열어 조합원들에게 설계공모 결과를 보고하고 최종 당선작 설계안에 대한 계약체결 승인의 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설계공모 관련 규정에 따라 현재 1등 당선작이 조합과의 계약 체결의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다. 만약 1등 당선자가 우선협상권을 포기하거나 조합원들의 반대 여론이 커지는 등 우선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차순위자에게 협상권이 넘어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합원들의 의견이 워낙 분분하다보니 총회 결과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며 "만약의 경우 서울시가 선정한 안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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