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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의 60년 법조인생…'법치주의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8-05-21 15:10 송고
한승헌 '법치주의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표지

정권 교체에 따라 부침을 거듭한 법원과 검찰에 대한 개혁 논의가 정치권과 법원·검찰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올해로 법조 경력 60년을 넘긴, 한국 법조계의 산증인 한승헌 변호사(84)가 평생에 걸쳐 강연하고 발표한 글을 엮은 '법치주의여, 어디로 가시나이까'가 출간됐다.
한 변호사는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뒤 군사정권 시절에는 인권변호사로, 김대중 정부에서는 감사원장, 노무현 정부에서는 사법제도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법치주의에 대한 위협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법원·검찰 개혁을 선봉에서 이끌어왔다.

그는 '법치주의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에서 민주사회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법치주의가 위협받아온 시대의 불행을 증언하면서 법치주의자로서의 소신과 원칙, 파란을 겪으면서도 지켜온 삶의 가치와 철학을 이야기 한다.

한 변호사는 많은 강연과 기고글, 인터뷰에서 법치주의의 기본적인 존재이유는 "하향적 지배기능이 아닌 상향적 견제기능을 주시하는 데 있다"라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그러나 집권자들이 법치주의를 하향적 지배수단으로 잘못 이용하면서 법치주의가 유린된 상황이 반복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인권보장의 마지막 보루이자 법치주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과거 외풍에 시달렸던 사법부에 대해 지금은 '내풍'을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사법부에 대한 외풍은 재판권 독립의 장애요소임에 틀림없으나 사법부 내의 내풍은 그와 다른 차원의 위험요소로서 크게 경계해야 한다."(본문중에서)

또 "법관은 법률지식으로 굳어진 권위의 화석이 아닌 정의의 화신이어야 한다"며 공익에 기여하는 자세와 사회윤리적인 책임을 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1972년 국제앰네스티 한국위원회 인권강좌에서 발표한 '필화사건과 창작의 자유'를 논한 원고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후 한 인터뷰까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온 한 변호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머의 만인화'가 바람이라는 한 변호사의 재치 있는 체험 유머도 글 곳곳에 녹아 있다.

◇법치주의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 한승헌 지음 / 도서출판 삼인 펴냄 / 1만6000원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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