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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2주기 추모집회 "성폭력 방치하며 세금받을 생각 말라"

폭우 속 2000여명 운집…"불법촬영 처벌·사법정의 실현"
"염산 뿌리겠다" 테러 예고에 경력 300여명 배치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류석우 기자 | 2018-05-17 20:27 송고 | 2018-05-17 21:56 최종수정
17일 오후 서울 신논현역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2주기 추모 성차별·성폭력 4차 끝장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해여성의 추모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5.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7일 오후 서울 신논현역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2주기 추모 성차별·성폭력 4차 끝장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해여성의 추모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5.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여성도 국민이다! 안전한 나라 만들어라!"
"성폭력 방치 국가, 세금 받을 생각 말라!"
'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인 17일 사건이 일어난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피해자를 추모하고 여성살해와 디지털성폭력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근절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340여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투(#MeToo)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에서 '성차별·성폭력 4차 끝장집회'를 열었다. 이날 서울 강남·서초구에는 시간당 5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졌지만 주최측 추산 2000여명의 참석자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은 여성을 타겟으로 한 여성혐오 범죄였고 이는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폭력이었다"며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에 분노한 수많은 여성들은 광장에 모여 여성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자고 외쳤다"고 이날 집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의 이런 분노와 열기는 지난 촛불광장을 지나 미투 운동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미투 운동은 법과 제도의 변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공고한 성차별 구조를 드러냈고 일상의 성평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이어 "국가와 사회는 미투 운동의 요구에 응답해 법과 제도를 즉각 개선하고 관습과 관행을 바꿔야 하며 시민들은 일상의 성평등을 위해 성찰해야 한다"며 "주권자의 절반을 배제한 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없다. 성평등이 빠진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유승진 활동가는 "2년 전 검경은 (강남역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했고 2년이 지난 지금은 홍대 불법촬영 가해자에게 남성혐오 문제라고 한다"며 "경찰은 (편파수사 논란을) 피해망상이나 불만이라고 하지 말고 여성의 목소리를 똑바로 듣고 응답하라"고 규탄했다.

3·8 대학생공동행동에서 활동하는 동국대 재학생 예진씨는 "얼굴과 이름을 내놓고 활동하는 지금 욕설이 쏟아지기도 하고 새벽에 수십 개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는 등 수많은 폭력과 혐오를 마주하고 있다"면서도 "행동을 검열한다고 피해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이유를 더 이상 저에게서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역 사건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여성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 있으며 권력 관계가 바뀌지 않는 한 지속될 것"이라며 "생존의 문제인 '미투'가 가십거리로 치부되는 사회에서 수많은 목소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사회에 지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성 교사들의 상습적 성폭력을 폭로한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졸업생 오예진씨는 "학생들이 안전하지 못한 학교가 전국에 산재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용기를 응원하며 힘을 보태고 싶다"며 "교육청 등은 능동적으로 나서 모든 학교의 권력형 성폭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초 시민행동은 사건이 발생한 건물 인근에서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집회 참가자들에게) 염산 테러를 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되면서 행진 경로를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으로 변경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집회 장소 인근에 300여명의 기동대·의무경찰 병력을 투입했다.


m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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