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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노부부가 동신대에 200만원 기부한 사연은?

매실·고추 팔아 모은 돈…"손녀딸 잘 키워줘 감사"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2018-05-17 11:40 송고
동신대 군사학과 3학년 김찬미씨(21·여)의 할아버지(83)와 할머니(80)가 16일 김필식 총장(왼쪽)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 News1
동신대 군사학과 3학년 김찬미씨(21·여)의 할아버지(83)와 할머니(80)가 16일 김필식 총장(왼쪽)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 News1

80대 노부부가 동신대학교에 발전기금을 기부한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동신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군사학과 3학년 김찬미씨(21·여)의 할아버지(83)와 할머니(80)가 총장실을 찾았다.

김씨의 할아버지 김채석씨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해진 편지봉투를 꺼내 김필식 총장에게 건넸다.

봉투 안에는 노부부가 지난 2년여 동안 전남 곡성 시골집에서 매실과 고추, 감을 내다팔아 모은 돈 50만원이 들어있었다.

할아버지 김씨는 김 총장의 손을 잡으며 "우리 손녀딸 잘 키워주셔서 고맙다. 적은 돈이지만 좋은 일에 써달라"는 뜻을 전했다. 전달식에 함께 한 김씨의 부모도 노부부의 뜻을 따라 학교에 150만원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뇌경색과 수차례 뇌수술로 인해 거동조차 불편한 이들 부부가 200리길을 마다않고 동신대를 찾은 이유는 손녀딸 때문이었다.

긴 투병생활 동안 손녀딸 김씨가 자신들에게 쓴 응원편지를 읽어주던 시간은 노부부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은 행복한 순간이었다.

김씨의 어머니 박성임씨(53)는 "찬미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많이 따라 유독 더 예뻐하셨다"며 "손녀딸을 위해 모으고 모은 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을 하다 소심한 성격의 찬미를 자신감과 자존감 넘치는 어른으로 키워준 대학에 기부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그 어떤 발전기금보다 크고 값진 것 같다"며 "김찬미 학생처럼 실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데 소중히 쓰겠다"고 화답했다.


yr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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