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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암호화폐 시장 '나몰라라'…투자자만 골병든다

거래사이트들의 이상거래 징후 발견돼도 제재 못해
제도적 기반 없다보니 결국 투자손실은 투자자의 몫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8-05-17 07:50 송고
지난해 해킹사건을 겪고 난 이후, 고객 민원센터와 거래교육 시스템을 마련한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 © News1

미국과 일본, 유럽국가들이 암호화폐(코인)를 속속 자산개념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정작 코인 거래시장에서 메이저로 분류되는 우리나라는 규제사각 지대에 놓이면서 투자자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17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은 이날부터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었던 '팝체인'의 상장계획을 전날 전격 철회했다. 암호화폐 '팝체인'은 전체 보유량의 95%를 단 12명이 보유한 코인으로 극소수만 이익을 실현하는 구조탓에 시장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청와대 청원글까지 게재되자, 빗썸은 이날 거래를 철회한 것이다.  

'팝체인' 상장에 투자자들이 극렬하게 반대했던 이유는 빗썸과 업비트 등 국내 주요 거래사이트들이 상장 과정에서 내부자거래로 의심되는 정황들이 자꾸 드러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상증상은 올초부터 계속 이어졌다. 상장한지 10분만에 시세 등락폭이 100배에 달하는 코인이 수십여종에 달했을 정도다. 이는 실제 가치가 반영됐다기보다 누군가에 의해 시세를 조정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누군가 상장전 대량으로 코인을 매입했다가 거래와 동시에 매도물량이 몰리면서 이같은 현상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에 대한 책임은 분면 투자자 본인이 지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이미 코인 투자자가 300만명이 넘어가는 현실에서 이같은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데 정부가 나몰라라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들은 한국블록체인협회의 자율규제를 따르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곳이 대부분이다. 거래사이트들이 자율규제 가운데 하나인 고객자산과 거래사이트 자산을 제대로 분리 보관하고 있는지 투자자들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거래사이트마다 상장을 안내하는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상장 공지가 언제 나가느냐에 따라 거래사이트로 몰리는 투자자들의 숫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업체들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거래사이트들이 외부에서 코인을 대량으로 매입했다가 거래가 시작되면 되팔고 있다는 의혹도 가시지 않고 있다.

빗썸은 올초 발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약 4000억원의 코인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고객들의 자산인지, 빗썸이 과거에 구입해놓고 되파는 것인지의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거래사이트업계의 고위관계자는 "국내 거래사이트 운영방식에 문제가 많지만 이를 표준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코인은 금융상품 또는 금융자산이 아닌 통신상품인 탓에 금융감독원이 직접 나설 수 없어 거래사이트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lsh5998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