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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대결'로 옮겨간 칸 영화제 '레드카펫 시위'

'황금종려상 후보' 女감독 영화 놓고 갑론을박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018-05-14 17:21 송고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태양의 소녀들'의 에바 위송 감독(왼쪽 두번째)과 출연 배우들.<br />© AFP=뉴스1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태양의 소녀들'의 에바 위송 감독(왼쪽 두번째)과 출연 배우들.
© AFP=뉴스1

"순진하고 하찮은 영화다" - 프랑스 문화잡지 텔레라마
"유력한 황금종려상 수상 후보작" - 미국 영화전문지 인디와이어

여성 영화인들의 성평등 요구 '레드카펫 시위'를 이끌며, 올해 칸 영화제 문제작으로 떠오른 영화 '태양의 소녀들'(Girls of the Sun)을 놓고 평론가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몇몇 매체가 영화에 대해 "순진하다"(naive)고 혹평한 반면, 다른 평론가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극과극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태양의 소녀들'을 둘러싼 논란은 12일 열린 영화 시사회장에서 시작됐다. 

영화 상영이 끝나자 관중들 사이에 고성이 오간 것. 특히 몇몇 관중은 이 영화를 비판했던 평론가들을 향해 "너를 위한 영화가 아니다" "네가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태양의 소녀'는 여성 감독 에바 위송 작품의 작품으로,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생활하는 야지드 난민 여성 부대가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지하디스트)과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은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경쟁부분 초청작 21편 가운데 여성 감독의 작품은 ‘걸스 온 더 선’을 포함해 모두 3편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걸스 온 더 선' 시사회를 앞두고 배우, 감독, 심사위원 등 82명의 여성은 영화계 성평등을 주장하며 '레드카펫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레드카펫 시위로 촉발된 영화계 성차별 논란은 이후 '걸스 온 더 선' 평론 대결로 옮겨붙은 모양새다. 프랑스 문화잡지 '텔레라마'가 13일 이 영화에 대해 "순진하고 하찮다"며 악평하면서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비판도 나왔다. 몇몇 평론가는 영화 속 여성 등장인물이 '지나치게 말랐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이어 '태양의 소녀'의 작품성을 옹호하는 평론이 쏟아졌다. 미 영화전문지 인디와이어는 "영화를 보면 깊은 감동할 수밖에 없다"며 '태양의 소녀'를 유력한 황금종려상 수상 후보작으로 꼽았다. 

가디언의 평론가 피터 브래드쇼는 "열정적이고 긴장감이 넘치는 페미니스트 전쟁 영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몇몇 사람은 영화가 순진하고 세련되지 못하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솔직담백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프랑스 다이어리'을 연출한 클로딘 누가레는 트위터에 "아름답고 용기있는 이 영화에 대한 여성혐오적 태도를 비판한다"고 밝혔다.

칸 영화제에서 레드카펫 시위를 벌이는 여성 영화인들. © AFP=뉴스1
칸 영화제에서 레드카펫 시위를 벌이는 여성 영화인들. © AFP=뉴스1



wonjun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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