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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김정은의 비핵화는 '주한미군 철수' 의미"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 주장
철도사업 '공허한 선언' 평가절하…"막대한 비용"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18-05-14 10:17 송고 | 2018-05-14 10:26 최종수정
태영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 올해의 인권상 시상식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17.12.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태영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 올해의 인권상 시상식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17.12.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016년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14일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한반도 비핵화는 결국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언론에 공개한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에서 "북한이 다른 것은 몰라도 핵 문제는 결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절감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저서에서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른 방식으로 신과 같은 존재가 되고자 했고, 그 방식이 핵과 ICBM, 공포정치였다"며 지도자로서의 정통성과 명분마저 부족한 김 위원장은 이를 통해 카리스마를 형성해 신적인 존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못하면)체제는 물론 김정은 자체가 무너진다. 김정은이 그토록 핵과 ICBM에 집착하고 장성택 숙청으로 대표되는 공포정치를 휘두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이번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정상이 '북한 핵폐기'나 '한반도 비핵화' 라는 용어 중 결국 한반도 비핵화를 선택한 데 주목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는 그간 북한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으로 결국 주한미군을 몰아내려는 전략이라며 "'미국은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연습을 계속하고 있고 언제라도 핵무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 오직 우리(북한)의 핵으로 미국의 핵을 몰아내고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를 받아낼 때만이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했던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상기시켰다.

이어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선양에서 북한 외무차관 강석주가 경제 지원을 대가로 핵개발 중지를 요구하는 중국 외교부장 리조성에게 "조선반도는 결코 비핵화되지 않는다"며 "오직 우리의 핵으로 미국의 핵을 몰아내고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를 받아낼 때만이 가능하다"고 재차 확인한 것을 들어 김 위원장 역시 비핵화는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남북간 철도 건설 계획도 사실 6.15 공동 성명 이후 두 번째로 추진되는 것에 불과하다며 "공허한 선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2000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해 한반도,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조러 모스크바 선언'을 발표했지만 북한 동해안 방어부대 대부분이 철도를 따라 배치돼 있어 사업 착수시 해안방어선을 다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런 사정을 모르는 한국과 러시아는 아직도 한반도 종단철도 수송로 창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북한은 한반도 종단철도 건설이 가능한 것처럼 한국과 러시아에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물론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며 "한국이나 러시아가 북한 동해안에 무수히 산재한 부대 이전 비용까지 부담한다면"이라고 부연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핵은 체제 보장을 위해 갑자기 개발된 것이 아니고 6·25 때 핵 공포를 확인한 김일성이 핵 개발을 시작했고, 1950년대에 이미 원자폭탄 개발 핵 연구소를 설립했다"고 전제한 뒤 "1970년대 중반 이후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를 선언했으나 이것은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bae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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