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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몰카'찍은 여성모델 입건…"앙심 품고 범행"(종합)

학생·교수 아닌 동료 여성 모델…"자리 다툼에 앙심"
'휴대전화 분실했다" 속이고 수사망 빠져나가려 시도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8-05-10 18:53 송고 | 2018-05-10 20:18 최종수정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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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남성 누드모델의 나체사진을 몰래 찍어 워마드에 유포한 사람은 홍익대 학생이 아닌 동료 20대 여성모델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사건 당일 피해자와 자리 다툼을 벌였다가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은 경찰로부터 휴대전화 제출 요구를 받자,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거짓말해 수사망을 피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자백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홍익대 회화과 전공수업 도중 피해 남성모델 A씨의 나체를 몰래 촬영해 '워마드'에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로 동료 여성모델 B씨(25)를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1일 홍익대 회화과 인체누드 크로키 전공수업에 모델 자격으로 참여했다가 쉬는 시간을 틈타 피해 남성모델의 나체사진을 몰래 촬영, 워마드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날 홍익대 회화과 전공수업에 참여한 인체 누드모델 4명 중 한 명이었다.
앞서 경찰은 홍익대로부터 수사의뢰를 받고 현장에 있었던 학생과 교수 등 20명의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강의실 주변 폐쇄회로(CC)TV, 피해자 진술,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Digital forensic·과학적 증거분석기법)을 병행하면서 용의선상을 좁혀왔었다.

현장에 있었던 B씨도 참고인 대상에 포함됐지만, "휴대전화 2개 중 1개를 분실했다"고 속이고 1대의 휴대전화만 제출해 수사망을 빠져나가려고 시도했다.

B씨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지난 9일과 10일 B씨를 잇달아 소환해 조사했다. B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사건 당일 쉬는 시간에 A씨가 혼자 탁자에 누워 쉬고 있자 '자리가 좁으니 나와라'고 말다툼을 벌였다. 짧은 실랑이 과정에서 A씨에게 앙심을 품은 B씨는 A씨의 나체를 몰래 찍어 워마드에 유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과거 다음카페를 통해 워마드 활동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워마드 활동을 중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범행동기와 워마드 유포 과정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B씨가 아직 제출하지 않은 휴대전화를 확보해 물적 증거를 확인할 방침이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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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 학생회에 따르면 지난 1일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미술수업 남누드모델 조신하지가 못하네요'라는 유출사진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은 당일 회화과 누드 크로키 전공수업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물 작성자는 남성 누드모델의 성기와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게시물과 함께 '어디 쉬는 시간에 저런 식으로 '2.9'(크기가 작다는 비유) 까면서 덜렁덜렁거리냐', '어휴 누워 있는 꼴이 말세다' 등 성적으로 조롱하는 글을 적었다.

워마드 이용자들도 '남누드모델은 정신병이 있다', '(성기가 너무 작아서) 안보인다' 등 댓글을 남기며 조롱에 동참했다. 해당 게시물은 이튿날(2일) 홍익대 대나무숲을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3일 오전 삭제됐다.

한편 경찰은 B씨에 대한 수사와 별도로 피해 남성모델의 그림 등을 잇달아 게시하면서 2차 가해에 동조한 워마드 회원에 대한 수사도 벌이고 있다.

피해 남성모델 A씨는 전날(9일) 오후 자신이 특정된 게시물에 성적 비하 댓글을 단 워마드 회원 2명을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워마드에 피해 남성모델의 사진이 최초로 유포된 이후 그를 성적으로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게시물과 댓글이 수백여건 게시된 만큼 가해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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