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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이펙트]④사교육 '대입 전성시대' 끝…"변신 못하면 죽는다"

대입 대신 공시족·공인중개사 등 선인 시장 공략 강화
중국·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 박차…M&A로 활로 모색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2018-05-08 07:00 송고 | 2018-05-08 08:58 최종수정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메가스터디 멘토링콘서트에 참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2019학년도 대입전략 자료집을 살피고 있다. 2018.3.3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메가스터디 멘토링콘서트에 참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2019학년도 대입전략 자료집을 살피고 있다. 2018.3.3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대로 가다간 서서히 죽을 수밖에 없어요. 사업다각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죠."

한 온라인 강의 업체 관계자의 진단이다. '인구절벽' 현상에 교육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고객 인구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회사 성장과 수익 안정성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청소년(입시) 교육 업체가 성인 교육 시장에 진출하는 식으로 다각화가 진행 중"이라며 "인수합병이나 상장으로 미래 성장을 도모하는 업체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 '대입' 전성시대 끝났다…인구절벽 여파 덜한 성인 교육에 '눈길'

8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수는 59만1845명이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은 46만1349명으로 이들보다 22.1% 적다. 저출산 현상 심화로 미래의 학령인구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학령인구(6~21세)는 824만2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6.0%를 차지했다. 하지만 10년 후인 2028년에는 693만3000명으로 약 130만명이 줄어들 전망이다. 청소년 대상 교육업체 입장에서는 고객 감소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입시 전문 업체 메가스터디 그룹이 올해 초 성인교육 사업인 공무원 시험 시장에 진출한 것도 '인구 절벽'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업체는 대학편입 같은 성인교육으로 서서히 사업을 확대하다가 인수합병(M&A)을 걸쳐 공무원 시험 사업을 본격화했다.
 
성인교육 시장은 상대적으로 인구절벽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공무원 취업 선호도가 꾸준히 높은 데다 공인중개사 같은 각종 자격증 열풍이 불면서 성인교육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교육 업체인 YBM이 공무원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도 이런 상황 인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 해외로 눈 돌리는 교육 업체…인도·베트남 진출 활발

업체들은 '인구 걱정'이 없는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린다. 수능 인터넷 강의업체 이투스 교육은 2010년 인도 델레에 법인 '이투스 인디아'를 설립하고 인도 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 진출 8년 만에 누적 회원 수가 6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습지 업체 대교도 인도 시장 문을 두드린 기업이다. 실적 면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지는 못 했으나 인도에서 점차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도 인정받고 있다. 대교 인도법인은 지난 2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18 인도 교육상' 시상식에서 '가장 혁신적인 방과 후 교육 모델' 부문 교육상을 받았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인도는 평균 사교육률이 80% 이상일 정도로 한국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은 나라다. 특히 카스트 제도로 엄격한 신분 제한이 있으나 교육을 통해 신분 상승이 가능해 교육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 14억명 인구의 '대국'인 점도 국내 기업이 인도를 선호하는 요소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나 세계 2위 인구 대국인 인도는 말 그대로 인구 걱정이 없는 나라"라며 "사교육 서비스에 관해선 국내 업체들이 '선진적'이라 할 수 있어 이들 업체 서비스에 대한 인도 고객의 선호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시장도 각광받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학습지·교육업계 1위 교원그룹은 국내 교육기업 중 처음으로 지난해 8월 베트남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한 국영기업과 아동용 교육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스마트 영어 학습 프로그램인 '도요새잉글리시'가 올해 9월 현지에 선보일 예정이다. 

영어교육기업 청담러닝은 학원 프랜차이즈사업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지난 2015년 11월 현지 교육업체와 손잡고 하노이에 에이프릴어학원(APAX) 1호점을 냈다. 청담러닝에 따르면 현재 55개의 가맹점이 베트남에 문을 열었고 수강생 수는 2만4000여명에 이른다. 

◇ M&A로 공격적 사업다각화…관건은 교육 '질'
대표적인 사업다각화 전략인 인수합병(M&A)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공단기' 등 교육 서비스로 유명한 에스티유니타스가 대표적이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최근 5년 동안 미용 교육업체 '뷰티르샤'와 'MBC아카데미뷰티스쿨', 인터넷 서점 '리브로', 미국 에듀테크 기업 '프린스턴 리뷰'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또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2010년 설립된 지 6년 만에 연 매출액 4000억원, 고용인력 1200명에 달할 정도로 고속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업체들의 사업 다각화가 불가피하더라도 교육 서비스의 경쟁력과 질적 성장 없이는 시장 공략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교육시장 소비자 특성상 서비스의 질적 수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시교육 업체가 성인시장에 진출하든 해외 시장에 나서든, 큰 틀에서 이미 해오던 교육 사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위험부담)가 심각한 편은 아니다"면서도 "교육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고선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m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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