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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요금할인'에 발목잡힌 이통사…'보릿고개' 시작됐다

올 ARPU 2000원 하락예상…25%할인 가입자 급증때문
매출감소 줄이는데 안간힘…"5G상용화후 매출증가 기대"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18-05-08 07:50 송고 | 2018-05-08 10:28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이동통신3사가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정책 여파로 올 1분기 무선수익이 일제히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선택약정할인제'를 20%에서 25%로 상향한데 따른 영향이 가장 컸다. 수익감소세가 이어지는 '보릿고개'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이통사들은 '허리띠 졸라매기' 방안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곤두박질치는 ARPU…연말까지 이어질듯

이통3사가 올 1분기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무선사업에서 전년동기보다 3.5% 감소한 2조56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T도 같은기간 2.6% 하락한 1조6231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데 그쳤다. LG유플러스 역시 1.4% 줄어든 1조25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감소에서 기인했다. 올 1분기 △SK텔레콤의 ARPU는 3만3299원 △KT는 3만2993원 △LG유플러스는 3만3355원으로 직전분기보다 SK텔레콤은 1654원 떨어졌고 KT는 1014원, LG유플러스도 1275원 떨어졌다.

이통업계는 ARPU 하락이 연말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올해 3만200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이통3사 평균 ARPU 3만4866원에 비해 작게는 2000원에서 많게는 30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2016년 평균 ARPU 3만5816원에서 2017년 3만4901원으로, 1년 사이에 약 900원 하락했는데 올 1분기만에 1600원이 빠지는 충격을 받았다. KT와 LG유플러스도 다르지 않다. 2016년 평균 ARPU를 3만6094원 기록했던 KT는 2017년 약 1600원 떨어진데 이어 올 1분기 다시 1400원가량 하락했다. LG유플러스도 2016년 3만5846원이던 평균 ARPU는 2017년 574원 떨어지다가, 올 1분기 1917원이나 하락했다. 1년 새 평균 ARPU가 약 2000원 증발한 셈이다.

◇25%요금할인의 역설…가입자 늘지만 수익감소

이처럼 이통사의 평균 ARPU는 줄어들고 있는데 데이터요금제 가입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25% 요금할인'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5%요금할인'은 이통사가 지급하는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제로, 이통사의 지원금이 줄어들다보니 25%요금할인으로 가입자들이 상대적으로 몰리고 있는 탓이다. 

25%요금할인에 대한 부담은 오롯이 이통사들의 몫이지만 단말기 지원금은 이통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공동부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통사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통사들이 이통사와 휴대폰제조사의 지원금을 별도 공지하는 '단말기 분리공시제' 도입을 찬성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 '25%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가입자들이 더 늘어나면서 이통사들의 실적압박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5% 요금할인 시행전인 지난해 8월말 기준 20% 요금할인에 가입한 사람은 총 1552만명이다. 이들이 1년동안 할인받은 통신요금 총액은 1조4900억원이다.

그러나 올 3월 기준 20% 요금할인에 가입한 사람은 1043만명, 25% 요금할인에 가입한 사람은 100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모두가 1년 동안 할인받은 규모는 2조2100억원이다. 25%로 할인율을 상향하기 이전보다 약 7200억원 늘었다.

과기정통부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25% 요금할인 가입자가 연말에 201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20% 요금할인에 남아있을 415만명까지 더하면 연간 할인 금액은 총 2조8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이만큼의 매출감소가 일어난다는 얘기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갤럭시S9을 새로 산 고객들은 거의 100%가 25% 요금할인을 선택했다고 보면 된다"며 "지원금과 달리 요금할인은 이통사가 모두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19년 이후에나 이통사들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보편요금제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무선수익은 더 하락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인건비와 투자비, 마케팅비를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도 '보릿고개'를 견디기 위한 대안찾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방안을 찾지못하고 있다. 미디어와 콘텐츠 등이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지만 무선을 대체할 정도의 매출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이통사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빌딩시스템 등을 앞세워 기업시장으로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수익구조가 취약한 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B2B 사업에서 수익은 나겠지만 당장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본격적으로 5G 통신서비스가 시작하면 20% 이상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i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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